셀트리온·SK바이오·제넥신 등 10여곳 백신·치료제 개발 박차
문재인 대통령이 최태원 SK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과 만나 “정부가 끝까지 지원해 반드시 백신·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경기도 성남시 판교)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이 최종 성공하기까지 길은 험난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번 개발 경험은 다음 위기를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K-방역으로 얻은 국민들의 자부심이 백신·치료제 개발을 통해 K-바이오로 지속되고, 대한민국이 세계 속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개발 공정과정(배양 → 정제 → 발효 → 품질검사)에 따라 순차적으로 연구실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자체 개발하는 것과 게이츠재단과 공동개발하는 것이랑 진행 속도가 같으냐?”는 질문을 던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위탁생산 외에도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함께 별도의 백신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자체 과제가 빠르다. 먼저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방문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AZD-1222’에 대한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R&D) 및 생산공장은 동물세포 배양부터 리보핵산(RNA)까지 다양한 백신을 폭넓게 생산할 수 있어 다른 다국적 제약사와 추가적 CMO를 체결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기업 대표와 현장 연구진, 임상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간호사, 백신·치료제 관련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태원 SK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등 백신 치료제 개발 기업 대표와 연구원, 의료진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부 장관, 이의경 식약처장 등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와의 긴 싸움을 끝내기 위해서는 백신·치료제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국민들이 하루빨리 안전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백신·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백신 개발은 장기투자가 필요하고 불확실성이 높지만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꼭 달성하겠다”면서 “백신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화답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코로나는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장기 손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최단 시일 안에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백신은 내년 말이면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민관 합동으로 끝까지 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월9일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현장 간담회를 통해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범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현재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국내 업체는 9곳이고, 이들은 임상 12개를 진행 중이다.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등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임상 1·2a상 승인을 받은 제넥신은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1상을 마무리하는 대로 2a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진원생명과학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 비임상 단계다.
치료제는 셀트리온이 앞서 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항체를 이용한 항체치료제 ‘CT-P59’를 개발 중이다. 최근 경증과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3상을 승인 받았다.
대웅제약은 지난 8일 코로나19 치료제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 받았다. 니클로사마이드는 현재 구충제로 사용하고 있는 성분으로, 바이러스의 침투와 배출을 모두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혈장분획치료제) ‘GC5131’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GC5131은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에서 다양한 유효 면역 항체를 뽑아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고면역글로불린’ 의약품이다.
이외에도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 종근당, 크리스탈지노믹스, 제넥신 등이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