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판단 어려운 프랜차이즈 기업... ‘업계 1위’ 상장 기준 마련 척도될 듯
프랜차이즈 업체 최초 직상장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로써 교촌은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최초 직상장의 9부 능선을 넘었다.
교촌에프앤비의 상장 도전은 유가증권시장 프랜차이즈 1호 직상장이라는 타이틀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 심사 승인으로 교촌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큰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의 직상장 도전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 중 해마로푸드서비스, MP그룹, 디딤 등이 상장한 사례가 있지만 이들은 모두 우회상장으로 기업 가치를 정면에서 평가받은 직상장은 교촌이 처음이다.
교촌은 2018년 3월 상장 추진을 발표한 이래, 3년 여간 철저하게 상장 준비를 진행했다. 특히 롯데 출신의 소진세 회장을 영입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서 합리적이고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부진한 타 사업을 정리하는 등 치킨 본업 내실 강화로 가맹점과 본사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확립했다.
또 치킨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업계 중 매출 4000억원 돌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업체로서 자체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교촌치킨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약 6억1827만원(2018년 기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등록된 치킨 브랜드 중 가장 높다. 본사 또한 지난 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약 3801억으로 2014년부터 이어온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한 교촌은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우려되던 지배구조도 투명하게 개선했다. 비에이치앤바이오, 케이앤피푸드 등 계열사들을 모두 교촌에프앤비 100% 자회사로 둬 오너인 권원강 전 회장 등 대주주 및 제3자의 사익 편취 우려를 불식시켰다.
교촌은 프랜차이즈 최대의 약점이라고 지적받는 오너리스크도 차단했다. 지난 2018년 창업주의 친인척이 일으킨 폭행 및 갑질 논란으로 큰 위기를 맞았던 교촌은, 권원강 창업주가 경영일선에서 퇴진하며 비교적 빠르게 위기를 극복했다.
예비심사에서도 프랜차이즈로서 위기관리 능력과 가맹점과의 상생 노력이 주요한 평가 지표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가맹점이 많을수록 재료 공급비와 가맹비가 늘어나 본사가 이익을 보는 구조이지만, 무턱대고 가맹점을 늘리면 점당 매출이 하락하고, 가맹점의 매출을 옥죄다 보면 가맹점과 본사가 대립관계를 이루게 되는 특수한 형태를 띤다.
이 때문에 예비심사에서도 프랜차이즈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심사 기간보다 두 배가 넘는 시간이 소요된 것이 그 증거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프랜차이즈 기업 가치에 대해 그 실체가 불확실하다는 비판도 여전히 상존한다.
지난한 과정을 통해 교촌이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아냄으로써 이달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0월 안으로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해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교촌의 직상장이 사실상 확실시되면서 여타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교촌을 레퍼런스 삼아 기업공개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본죽의 본아이에프 등이 다음 타자로 거론되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