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움자산 운용, 포트코리아자산운용 제재 대상에 올라
라임자산 임직원들이 부당이익을 편취하기 위해 OEM펀드를 이용한 의혹이 금감원 검사로 드러난 가운데 투자자들의 돈으로 사익을 추구한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모럴헤저드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라임자산운용의 일부 임직원들은 전용 펀드를 만들어 수백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과 관련해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인 라움자산 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투자한 상장 종목들에 대해서는 시세조종(주가조작)이나 사기적 부당거래 등이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블록딜(대량매매) 가격 등의 정보를 활용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라임자산운용의 일부 임직원이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에 소위 'OEM펀드'(주문자상표부착생산) 설계를 요청했고 이들 운용사가 결국 요청을 수용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운용사가 은행·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에서 명령·지시·요청 등을 받아 만든 OEM 펀드는 금지돼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자들은 지난해 11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해 버린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최고운영책임자(CIO) 겸 부사장과 대체투자본부에서 근무했던 임직원이다. 이들은 현재 회사를 떠난 상태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토대로 이 전 부사장 등에 대해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이들은 업무 과정에서 특정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할 경우 큰 이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들만 수익자로 된 전용 펀드를 만들었다.
이후 전용 펀드를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만들어준 OEM펀드에 가입시켰고 OEM펀드가 코스닥 상장사 CB를 저가에 사들여 결국 이 전 부사장 등의 자금으로 수백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라움과 포트코리아에 대해 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르면 2분기께 라임ㆍ포트코리아ㆍ라움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투자한 상장 종목들에 대해서는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점검 중이다.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자금으로 상장사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하는 식으로 자금 지원을 하면서 주가조작 등을 공모했는지도 살펴보는 것이다.
이들은 해당 코스닥 법인의 블록딜 가격 등을 미리 알고 CB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의 펀드로 CB를 매수할 경우 들통이 날 수 있어 자신들을 수익자로 지정한 OEM 펀드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불법행위는 수차례 자행됐고, 내부정보 활용을 할 때마다 OEM펀드를 새로 만들어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내부에서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지만 라임자산운용에선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임직원 펀드 역시 라임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이뤄지다 수상한 펀드가 발견돼 수익자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는 후문이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에선 사모펀드에 잠재된 시스템리스크와 운영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해온 만큼 우리 감독당국도 사모펀드 운용사의 불법 영업행위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감독기능과 처벌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