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와이어링 수급 차질...공장별 임시 휴무 도입
- 울산 1공장 5~11일, 2·3공장 7~10일, 4공장 4~11일 임시 휴무
- 아산공장 7~11일, 전주공장 중·대형 트럭 6~11일, 전주공장 버스생산라인 8~11일 임시 휴무
현대자동차 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2019-nCoVㆍ일명 ‘우한 폐렴’)에 따른 실무 협의를 마쳤다. 4일부터 11일까지 공장별로 임시 휴업에 들어선다.
현대차는 4일 오전 노사 실무협의에서 국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휴무기간에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휴무 일정은 사업부별 논의 후 정한다. 각 사업부별 자재 수급 상황에 따라 세부 일정을 수립할 계획이다.
생산기술ㆍ품질 등 간접부문은 정상 근무한다. 휴업의 사유가 자재 수급 차질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 없는 부서는 정상적으로 운용,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노사는 4일 오전부터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부족으로 인한 단체 휴가 등에 대한 3차 협의를 진행했다. 1차 협의는 31일 이뤄졌으나, 매듭짓지 못하고 3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2차, 3차 협의가 진행됐다. 마라톤 회의 끝에 임금 지불 정도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고 이날 점심께 최종 합의했다.
현대차 자체 조사 결과, 와이어링의 재고는 차종에 따라 빠르면 4일경 소진된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확보한 재고는 승용차 일부 6일ㆍ상용차 일부 종류는 최대 11일까지 남아 있으나, 전반적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미 현대차 울산 5공장 51라인이 4일 오전 가동을 멈췄다. 제네시스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의 재고가 소진돼 공정이 중단 됐다. 4공장 일부 생산라인도 4일 오후부터 11일까지 임시 휴무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사측은 와이어링 수급 차질이 예상되자, 노조에 단체 휴가 등에 관한 협의를 지난달 30일 요청했다. 현대차는 통상적으로 시설 공사 등 이유로 공장 가동을 중지할 때, 휴무자에게 일일 임금의 70%를 지급해왔다.
그러나 노조 측은 임금의 100%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간 협의가 길어졌다.
현대차 노초 측은 이번 협의 결과를 사내 공지하며 “국가적 재난 사태에 임금을 더 받기 위해 협의가 지연된다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며 “주간연속 2교대 이후에 통상임금 100%를 적용한 적이 없기 때문에 평균임금 70%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녹색경제신문이 지난 3일 입수한 '중국 도입자재 조달 차질 관련 라인운영 안'에 따르면, 현대차는 4일부터 11일까지 공장별로 임시 휴업에 들어선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협의에서 휴무 일정에 대해 사업부별 논의 후 정하기로 했으나, 이 방안대로 공장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 1공장은 5일부터 11일까지, 2공장은 7일부터 10일까지, 3공장은 7일부터 11일까지 임시 휴무를 실시할 예정이다. 팰리세이드 생산라인이 있는 4공장은 이미 앞서 주말 특근(1일)을 취소하기도 했다. 4공장의 임시 휴무는 4일 오후부터 11일까지 진행되지만, 일부 라인은 7일부터 11일까지 임시 휴무가 진행된다.
이날 오전 가동을 멈춘 5공장도 4일부터 11일까지 51라인이, 52라인은 6일부터 11일까지 임시휴무를 계획했다.
아산공장은 7일부터 11일까지, 전주 공장 중·대형 트럭 생산라인은 6일부터 11일까지 임시 휴무가 진행된다. 다만, 전주 공장의 버스 생산라인은 8일부터 11일까지 임시 휴무를 진행한다.
현대차는 각 공장 휴가 시작과 종료를 사업부별 노사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12일 이후에는 자재 도달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수급 차질을 빚어 이번 셧다운의 원인이 된 제품은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다. 차량 내 통합 배선 장치로 차량 전체에 전기를 공급한다. 현대차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3곳(유라코퍼레이션·경신·THN)으로부터 이를 공급받고 있다. 이 중 두 업체의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라코프레이션은 현대ㆍ기아차에 와이어링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로, 현지서 이 업체 직원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9일까지 휴업을 결정했다. 유라코프레이션이 현재 계획대로 9일까지 휴무를 진행한다면, 이 업체가 생산하는 와이어링은 빨라야 12일부터 입고가 가능하다. 만약 연휴가 연장되면 수급 시점이 뒤로 밀릴 수 있어, 현대차는 공장 중단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와이어링 외 다른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자동차 부품의 종류가 많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피해가 불어날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와이어링 조달 차질에서만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실제로 이 때문에 공장 가동 중단이 된 것은 맞지만, 자동차 업체별로 중국에서 수급하는 부품들의 재고 파악과 수급 계획 체크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