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국 자동차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 중에서도 우한에 진출한 포스코오스템, 현대위아, 에스엘미러텍 등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입을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우한 폐렴으로 우한에 위치한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당국과 현대차그룹의 결정에 좌우되는 구조여서 업체 차원의 대응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우한은 중국의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지로 완성차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업체, 관련 하청업체 등이 밀집돼 있다.

현재 우한에는 포스코가 자동차 부품기업인 오스템과 함께 설립한 '포스코오스템', 현대차 계열사로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현대위아'와 백미러, 사이드미러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에스엘 계열사 '에스엘미러텍' 등 다수의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다.  

해당 업체들은 우한 폐렴 피해 방지를 위해 한국 직원을 철수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춘절이 끝나는 오는 2월2일 이후에도 공장 가동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방역당국의 이동제한 조치도 변수다.

우한 폐렴으로 인한 중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 위축은 부품업계의 걱정거리 중 하나다. 현지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부진은 부품업체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다. 더욱이 최근중국 시장은 자동차 판매대수가 급감하고 있다.

상공회의소 한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부품기업들은 기본적으로 현대차에 대부분 납품하고 있어 중국 당국의 조치와 현대차 결정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춘절 기간이라 관련 기업의 피해상황 및 향후 예측이 쉽지 않다"며 "지원 정책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한에 위치한 PSA그룹, GM, 닛산, 혼다 등 글로벌 카메이커들이 향후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겨도, 중국에 진출한 부품 업체들의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부품업체들은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현대차 눈치를 보게 된다"며 "현지 부품업체들은 기존 거래처(현대차)를 잃지 않기 위해 당장 조업에 차질이 생겨도 구매처 발굴을 꺼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트라는 국내 자동차 관련 기업의 우한 진출을 돕기 위해 전시 참가 등 현지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일정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운영 전략을 짜기 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