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팰리세이드, 지난 6월부터 미국 시장에 투입돼 12월까지 2만5000대 이상 판매
- 기아차, 2018년 미국 시장에서 2370억원 순손실 기록했지만 2019년 순이익 1200억원 전망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약 3% 끌어올리며 약진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베어마켓'(성장률이 저조한 시장)인 가운데 이뤄낸 실적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올해 미국시장을 겨냥해 대형 SUV '팰리세이드' 신차 출시를 비롯 공격적 경영에 따른 효과여서 주목받는다.
4일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9년 연간 68만8천771대를 팔아 전년 실적(66만7천634대)보다 판매실적이 3.2% 성장했다.
이는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의 실적이다.
랜디 파커 현대차 내셔널세일즈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으로 다소 침체한 가운데서도 3% 성장하는 성공적 한 해를 보냈다"면서 "이는 고객들에게 일곱 가지 다른 옵션의 완벽한 SUV 라인업을 선보인 동시에 딜러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업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7년과 2018년 북미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왔지만 지난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9년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의 해'로 불릴 만큼 팰리세이드 등 활약이 눈부셨다.
현대차 SUV는 2019년 36만8천160대가 팔려 역대 연간 최고기록을 세웠다. 전년과 비교하면 20%나 판매량이 늘었다.
전체 판매량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절반을 넘겨 53%를 점했다. 2018년(46%)에 비해 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싼타페(9%↑), 아이오닉(30%↑), 코나(56%↑)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현대차가 북미 자동차 마니아와 대형차 선호 고객을 겨냥해 선보인 3열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가 큰 힘을 보탰다.
현대차는 엔트리급인 베뉴부터 프리미엄 3열 팰리세이드까지 모든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는 소매판매로 국한하면 2019년 판매량이 5% 증가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북미시장에 공을 들였던 것이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팰리세이드 출시 등 SUV 라인업을 대폭 늘리며 미국 시장에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2017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판매하는 SUV는 싼타페, 투싼뿐이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 SUV 코나, 수소차 넥쏘를 선보였다.
올해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소형 SUV 베뉴를 추가로 투입해 라인업을 강화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 6월부터 미국 시장에 투입돼 12월까지 2만5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기아차 역시 쏘렌토, 스포티지, 쏘울 중심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오다 2017년 니로, 올해 텔루라이드를 선보이며 판매량을 늘렸다.
기아차의 북미 전용 모델인 텔루라이드는 지금까지 5만2108대 판매됐다. 기아차는 내년 1분기부터 북미 시장에서 소형 SUV 셀토스를 판매할 계획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는 2018년 까지만 해도 미국 시장에서 237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019년 순이익이 1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6000억원의 플러스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는 2020년 ‘북미 올해의 차’ SUV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북미 올해의 차’는 미국과 캐나다의 자동차 전문기자단 투표로 선정하는데 올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결과가 발표된다.
이에 앞서 텔루라이드는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지로 꼽히는 미국 모터트렌드가 뽑은 ‘2020년 올해의 SUV’로 선정됐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