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퍼 등 불량 확인·최적상태 회복에 최소 2~3일 걸릴 전망
경기도 화성 일대에 발생한 정전으로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반도체 생산 라인 일부 가동이 중단되면서 수십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전 피해 규모가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31일 오후 1시 30분께 화성변전소 송전케이블이 터지면서 인근 동탄신도시 일대에 정전이 발생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일부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이 1~2분간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단 1분간의 정전으로 수십억원 대의 피해가 예상된다. 피해 규모 추정에도 2~3일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정전 원인은 화성변전소 송전 케이블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근 동탄신도시 일대에서도 한때 전력이 공급되지 않았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는 화성사업장에서 D램(DRAM)·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한다.
반도체 생산 공정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가동해야 수율이 유지된다. 웨이퍼 투입부터 수백 단계의 공정을 거치는 반도체의 제조 특성상 한 부분이 멈추면 연쇄적으로 다른 공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나노 단위의 반도체 공정이 멈춰 수율이나 생산량이 떨어지면 다시 원래의 최적화된 공정상태로 회복하는데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피해 추정에만 2~3일 정도가 소요되는 이유는 웨이퍼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고 불량을 파악하는데 세밀한 진단이 필요하기 때문
따라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라인은 정전에 대비한 ‘비상 전력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전의 사례처럼 갑작스런 정전 사고에 곧바로 대체 전력을 완벽하게 공급하지는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정전이 되면 근무 인원의 안전 확보와 주요 장비들에 비상 전력이 먼저 공급되는 구조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에서도 내부 변전소에 이상이 생겨 정전이 28분간 이어져 약 500억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정전 피해 규모는 평택 사업장 경우보다는 적은 수십억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전 피해 규모는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정전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등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저점을 지나고 있는 상황인 가운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기준 개인용컴퓨터(PC)용 DDR4 8기가비트(Gb) D램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81달러였으며 11월과 같았다.
낸드플래시는 지난 12월엔 128Gb MLC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4.42달러로 전달에 비해 2.55%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반도체 3사 중 재고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의 재고 증가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정전 피해도 있지만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