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리매각에서 지분 참여로 협상 방향 선회 가능성 높아"
- LG유플러스가 세운 전자결제 자회사...최대주주는 '토스'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사업부(PG사업부) 매각이 당초 사업부 매각에서 의미있는 지분을 유지하면서 관계사를 설립하는 방안으로 선회해 주목된다. 관계사 설립시 최대주주 및 경영권은 토스가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당초 올해연말까지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소 늦어져 내년 2~3월이나 돼야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21일 통신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앱분야의 강자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의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위를 갖는 것을 전제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PG사업부를 완전히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었으나 최소의 비용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최대한 실익을 얻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LG 측에서도 인터넷뱅킹의 강자인 토스와 피를 섞는 이번 딜을 계기로 인터넷뱅킹 진출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양사가 일부 주식을 스왑을 통해 매입 대금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비율(금액)에 대해선 협상이 진행 중이다. 당초 시장에선 비바리퍼블리카가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 매입 금액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으나, 협상이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를 이른 시일 내 매입하고, 외연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당초 시장의 예상과도 다른 분위기다.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가 시장의 매물로 나온 지난 10월경, 업계에선 “늦어도 양사가 11월 내 본계약을 맺고 물적 분할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양사는 내년 초에 본계약을 맺고, 3월경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거래를 담당하는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비바리퍼블리카와 다양한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통신업계 고위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비바리퍼블리카가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를 매입하는 금액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면서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를 중심으로 만든 자회사에 비바리퍼블리카가 대주주로 참여, 경영권을 가져가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부 주식을 스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본계약을 아직 체결하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사안이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 “양사가 사업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면밀히 살피고 있어 예상보다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협상 분위기는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PG사업부를 지난 9월경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이후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비바리퍼블리카를 지난 10월13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LG유플러스는 4000억원 대의 매각금액을 기대했으나, 비바리퍼블리카는 3500억원 수준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가격에 대한 부분도 주요 쟁점으로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는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 분야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자결제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매각 측이 밝힌 PG사업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00억원 수준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번 매입으로 토스를 종합금융플랫폼으로 키운다는 포부다. 토스는 국내 핀테크 업계에서는 최초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통한다.
LG유플러스는 PG사업부 매각으로 5G 등 이동통신사업자로서의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통신사 본연의 업무와 다소 거리가 있는 ‘전자결제’ 분야에서 손을 떼고, 여기서 나오는 '종잣돈'으로 5G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현회 유플러스 부회장은 18일 열린 주요 경영진 정기 회의에서 “5G 혁신형 콘텐츠 등 콘텐츠 제작∙수급과 차세대 유무선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해 통신방송 미디어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