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중국의 수입규제 강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점점 확대되면서 살아나던 체감경기도 주춤거렸다. 다만, 규제철폐작업으로 관광객을 모으려는 강원도는 외국인투자 기대감에 안갯속에서도 높은 도약을 하고 있다.
경기전망지수 추이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최근 전국 2천 4백여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기업경기전망지수는 85를 기록해 91까지 올랐던 지난 분기에 비해 다시 하락했다.
실제로, 90% 이상을 수출한다는 한 가전회사는 브렉시트 이후, 세계경기가 불안심리로 가득해지면 수요위축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강달러로 인한 환차익, 엔고로 인해 수출경쟁력에서 앞서갈 수 있지만 이에 따른 이득이 수요감소를 절대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화장품 업체는 때아닌 중국 수입규제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 법인이 없는 화장품업체는 ‘따이공’이라는 보따리상을 통해 수출하게 되는데 최근들어 자국 화장품 산업 보호명목으로 위생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며 “여기에 브렉시트까지 겹쳤으니 수출길이 계속 좁아지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측은 “브렉시트로 인한 EU의 보호무역 가능성, 중국의 수입규제책 등 이른바 新중상주의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위축우려감으로 체감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이런 때일수록 규제철폐로 체감경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강원, 인구유입책으로 활력을 불어넣는 제주 등의 성공비결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불확실한 대외여건에도 강원도(117), 제주(110), 전남(107)은 기준치를 넘은 호전전망을 내비췄다.
강원도는 지난해부터 동해안 철조망을 걷어내는 대신 CCTV, 무인경비 등 첨단장비와 함께 천혜의 관광인프라(원주~강릉 철도 등)를 개발중이다. 또 강원도는 관광 붐 조성을 위해 제주, 수도권에 이어 중국관광객의 무비자 관광가능지역도 확대시켰다. “철조망이 사라지면서 60년 묵은 체증을 해소했다. 철조망 걷은 자리에 외국기업의 투자문의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등의 반응을 보이며 인근 상공인들은 기대감에 들떠 있다.
제주의 체감경기 호전비결에 대해서는 “순유입인구가 역대 최고수준까지 오르며(1분기 4,183명) 도내 소비심리와 건설경기를 자극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제주상의의 설명이다. 전남도 나주, 광양의 도시재생사업과 더불어 순천시 방문객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체감경기를 높였다.
다만, 전북(90), 경기(90), 서울(89), 대전(87), 충남(83), 경남(83), 부산(82), 경북(82), 충북(81), 광주(78), 인천(77), 울산(76), 대구(73) 등의 지역은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브렉시트, 중국경기 둔화로 대외여건이 짙은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지만 하반기는 우리기업의 성장세를 결정할 구조개혁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며 “기업들의 정상적인 투자, 고용활동 노력과 함께 정부, 국회의 효과적이고 적시성있는 대책이 요구되는 때”라고 말했다.
BSI는 100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조원영 jwyc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