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10분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파기환송심의 첫 공판기일에 참석하기 위해 9시29분께 서울법원종합청사에 왔다. 그는 검은색 카니발에서 내려 포토라인에 섰다.
이 부회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나온 것은 지난해 2월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이후 627일 만이다.
그는 법원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죄송하다”며 고개 숙였다. ‘6백여 일만에 다시 법정에 등장했는데, 심경이 어떤가’란 취재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뇌물인정액수 올라가면 형량 바뀔 수 있다’,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되는데 앞으로 재판에 따라 경영활동 계획 크게 변동 되는가’, ‘오너가 다시 법정에 서면서 삼성그룹의 리스크가 커진다는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실형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등 이어진 질문엔 답변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재판 방청권을 구하기 위해 시민들이 새벽부터 서울중앙지법 청사로 몰렸으나, 세간의 관심에 비해 그 수는 많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출석을 지켜보기 위한 취재진은 150여명 정도였다.
이 부회장의 출성을 지켜보던 일부는 “삼성은 각성하라, 부당해고자 복직하라, 이 부회장의 구속을 원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 힘내세요”라는 상반된 목소리도 다수 있었다.
이 부회장은 차량에서 내린 뒤 내내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석방됐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 8월 29일 뇌물액을 추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이날 공판의 핵심은 이날 재판의 핵심은 ‘말 3마리’에 대한 뇌물 인정 여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전무도 이날 피고인석에 선다. 이들은 이 부회장보다 10여분 먼저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