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은 축소된 반면 소매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소매금융 축소와 중기대출 확대라는 정부 방침과 달리 소매금융은 신규모집을 계속하고 있으며, 중기대출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에서의 보증과 신용대출이 계속 축소되고 있는 데 반해 임직원 대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정책금융기관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3년 8월 27일 발표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에 따르면, 민간금융기관이 영위 중이거나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정책금융의 역할은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원칙 아래, 민간금융기관이 수행하는 소매금융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신규유치는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후로도 신규유치를 계속해오고 있으며, 올해 신규 예금 가입자만 1만 4000여 명, 예금 잔액은 1조 299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5년 10월 29일 발표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역할 강화 방안'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중견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대출을 확대하고, 간접대출에서 직접 대출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 의원 측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감소추세에 있으며, 특히 보증과 신용대출은 지난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중기대출이 감소하는 동안에도 임직원 대출은 증가하고 있으며,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9월 말 현재 임직원 대출 잔액은 183억 원이 넘는다. 이는 전체 개인대출 계좌수의 17.9%에 해당하며, 대출잔액의 5.3%에 해당한다.
제윤경 의원은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 그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금융회사가 경쟁하는 소매금융 부문은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정책금융이 집중해야 할 중소·중견기업 자금 공급 등 정책금융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