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자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부동산 실거래 합동 조사를 시작한다.
특히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와 소위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용산·성동구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진다.
7일 국토교통부는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 등과 함께 이달 11일부터 서울 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조사에는 32개 기관이 총동원된다.
지난 2017년과 지난해 관계기관 합동조사 대상이었던 업·다운·허위계약 의심거래, 미성년자 거래 등 편법증여 의심사례도 함께 조사한다.
조사 지역은 서울 지역 25개구 전체며 주요 8개구(강남4구, 서대문·마포·용산·성동)는 집중 조사지역으로 선정했다.
조사대상은 8월 이후 실거래 신고 중 자금조달 적정성이 의심되거나 실거래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거래건 전체며 필요 시 8월 이전 거래도 조사한다.
정부가 예시로 제시한 이상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사례는 ▲ 10억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임대보증금 1억을 포함하여 모두 차입금으로만 조달, ▲ 소득 출처가 불분명한 미성년자가 예금 6억 등 자기자금을 통해 아파트를 구매, ▲ 거래금액 중 차입금 비중(70% 이상)이 높아 과다하여 자금 출처 의심되는 사례, ▲ 부부 공동으로 대출, 예금·현금 등으로 매수하였으나, 차입금이 과다하여 자금 출처 의심, ▲ 고가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대부분 차입금으로만 조달한 사례로 자금출처 의심 등이다.
합동조사 결과 위법사항이 밝혀지는 경우 관할 구청은 부동산거래신고법 등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또 조사결과를 금융위·금감원·행안부(편법·불법대출), 경찰청(불법전매), 국세청(편법증여) 등 해당 기관에 즉시 통보해 조치할 계획이다.
이번 관계기관 합동조사는 연말까지 지속되고 내년부터는 국토부 중심의 '상시조사체계'가 단계별로 운영될 예정이다.
1단계는 31개 투기과열지구 대상, 시장 과열 및 이상거래 발생 시 집중 조사가 이뤄지며 2단계는 국토부·감정원의 '실거래상설조사팀'이 전국 이상거래에 대해 즉시·상시 조사를 진행한다.
8월 이후 실거래가 신고된 건 중 자금 조달 적정성이 의심되거나 실거래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거래 전체를 대상으로 아파트 구입 자금 조달계획서 등을 올해 12월 말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특히 최근 이상 거래를 고려해 차입금이 너무 많거나 현금 위주의 거래, 가족 간 대출이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서는 면밀하고 폭넓게 진행한다.
위법사례가 확인되면 관할 구청이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고 조사 결과는 해당 기관에 통보한다.
내년 2월 21일 이후부터 국토부 직권으로 상시조사가 가능해져 국토부는 감정원과 합동으로 실거래 상설조사팀을 꾸리고 전국 이상 거래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상시조사를 펼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국토부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오는 14일부터 특사경 및 시·군·구청 담당자로 구성된 '부동산 시장이 합동 현장점검반'을 가동한다.
점검반은 서울 지역 주요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중 주요 과열지역을 중심으로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불법 중개, 주택 공급질서 교란 행위를 현장에서 직접 단속한다.
불법 행위 등이 적발되면 자격 취소 등 행정처분을 하고 경찰청에 고발할 예정이다.
관계기관 합동조사팀장인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과장은 "조사대상 모두에게 자금조달내역과 대출 증빙자료, 통장 사본 및 입 출금표, 현금조성 증명자료 등 소명자료를 요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남 과장은 "소명자료가 불분명한 경우, 추가 소명과 출석 조사를 실시해 불법행위 유무를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