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이 반드시 분리 매각돼야 한다"
- LG유플러스, 공정위 의견서 내용 반영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 지원방안 마련한 듯
“중소 알뜰폰 지원 상생 프로젝트는 CJ헬로 인수와 상관없이 진행됩니다. 이 프로그램에 KB국민은행이나 CJ헬로 등 대형 사업자들을 추가할 계획은 없습니다.”
김시영 LG유플러스 알뜰폰(MVNO) 해외서비스 담당은 ‘헬로모바일 분리매각이 결정되더라도 상생 프로젝트 유지되는가’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LG유플러스가 24일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소 알뜰폰과 상생을 도모해 알뜰폰 경쟁력 제고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CJ헬로 인수를 앞두고 중소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종합 지원방안을 내놨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와 관련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CJ헬로 알뜰폰인 헬로모바일에 대한 독행기업 지위가 이번 인수로 사라질 수 있는 등의 지점을 살펴보고 있다.
공정위는 이달 10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헬로모바일이 경쟁을 주도하는 독행기업도 아니고, 경쟁제한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3년 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추진 때와는 다르게 판단됐다. 이제 인수합병 여부는 과기정통부 심사가 끝나고,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LG유플러스의 이번 종합 지원방안은 공정위 등의 의견을 수렴한 후 만들어진 프로젝트인 것으로 보인다.
박준동 LG유플러스 PS부문 신채널영업그룹 상무도 “2주 전에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 프로그램 내용을 설명하고 충분히 의견을 나누었다”며 “현재 이통사 자회사 위주로 알뜰폰 시장이 개편된 상황에서 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 파트너사들의 상생과 지속 성장을 도와 국민의 통신 생활 패턴 변화를 돕겠다”고 배경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지원 프로그램엔 CJ헬로가 배제된다는 뜻도 확고히 했다. 이번 지원 방안이 대형 알뜰폰 사업자로 확대, 중소형 알뜰폰 사업자의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시영 담당은 “상생 프로젝트는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우려하는 중소 MVNO 사업자를 위한 것으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 점유율이나 매출 증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들은 이번 종합 방안을 두고 알뜰폰 심사를 앞둔 전략적 행위라고 비판에 나섰다. 이들은 각각 입장자료를 내고 진정성이 없는 ‘보여주기식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알뜰폰 상생방안을 지금 발표한 것은 CJ헬로 인수 심사에서 알뜰폰 사업 분리매각 등 인가조건이나 시정조치가 부과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은 “이번 M&A는 유료방송 산업 구조 개편이 주요 목적이지만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발표 이후 한번도 유료방송 사업의 비전이나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적 없다”며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조건 없이 인수하는 것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KT는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 가입자 수는 전체 시장 비중 5%에 불과해 상생안이 갖는 효과가 미미하다”며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는 알뜰폰 시장을 왜곡시킬 것이어서 반드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이 분리 매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는 이런 지적에 대해 “CJ헬로 인수와 관계없이 준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U+MVNO 파트너스’에 12개사 참가...“경쟁력 강화할 지원방안 다양”
LG유플러스는 이번 공동 브랜드·파트너십 프로그램 ‘U+MVNO 파트너스’에 현재 자사의 이동통신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MVNO 12개사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MVNO 사업자들과의 ▲영업활동 지원 ▲인프라 지원 ▲공동 마케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LG유플러스 측은 “알뜰폰 5G 요금제 출시 지원, 자사 유통망을 활용한 알뜰폰 판매, 알뜰폰 멤버십 제휴처 확대, 전용 홈페이지 제작 등 MVNO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지원방안을 다양하게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중소 MVNO 사업자들의 단말 구매, 전략상품 출시, 서비스 유통 등을 위해 다양한 영업활동 지원책을 내놨다.
단말 제조·유통사들과 협상력이 부족한 MVNO 사업자들을 위해 LG유플러스는 휴대폰 제조사인 LG전자, 삼성전자를 포함해 중고폰 유통업체들과 직접 협상을 통해 신규 출시 스마트폰 및 중고 인기모델 수급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정액형 선불요금제를 출시해 알뜰폰 고객들의 요금제 선택폭을 한층 넓힐 계획이다. 또한 MVNO 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알뜰폰 5G 요금제 를 준비, 요금경쟁력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MVNO 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알뜰폰 5G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KB국민은행과 다음 달 알뜰폰 업계 첫 5G 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이다.
박준동 상무는 “5G 요금제를 어떤 통신사보다도 먼저 개방할 생각”이라며 “현재는 5G 망도매제공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어 사업자가 적합한 채널과 상품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을 통해 이통사는 5G에 집중하고, MVNO는 LTE 매출과 가입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이동통신 시장을 살찌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또 알뜰폰 유통망 확대를 위해 기존에 GS25와 이마트24에 설치한 유심카드 전용 판매대를 오는 10월까지 LG유플러스 전국 2200여개 직영점 및 대리점에 구축한다. 현재 LG유플러스 서울·수도권 일부 매장에만 투입된 알뜰폰 선불 유심카드 판매 전담 직원도 내년 1월까지 전국 매장으로 확대 배치할 예정이다.
내년 2월부터는 U+MVNO 파트너스 참여사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고객이 신규가입, 기기변경, 번호이동을 신청할 수 있는 '셀프 개통 서비스'를 지원한다. LG유플러스 측은 “MVNO 사업자들이 통상 고객 내방이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경쟁력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되어 온 알뜰폰 멤버십도 대폭 개편한다. LG유플러스는 기존에 피자, 놀이공원 위주로 사용되던 U+MVNO 파트너스 참여사들의 멤버십 제휴처를 고객 관심도가 높은 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아울러 MVNO 사업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분야인 대(對)고객 홍보, 마케팅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연내 U+MVNO 파트너스 전용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참여사 가입 고객 대상 각종 이벤트 행사 등 공동 판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용 홈페이지에 LG유플러스 홈페이지와 참여사들의 홈페이지를 연동 시켜 고객들이 더 쉽게 사업자별 알뜰폰 서비스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박준동 상무는 “U+MVNO 파트너스는 알뜰폰과 상생,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한 토탈 솔루션“이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책 마련을 통해 MVNO 사업자들이 향후 이동통신사에 준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