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서비스가 시작됐는데 여전히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다. ‘초고속’ ‘초연결’이라고 포장돼 있는데 현실은 ‘잘 터져?’라는 의문부터 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5G 안테나 성능 측정시스템이 개발돼 관심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상열)이 신개념의 5G 안테나 성능 측정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새로운 측정 기술을 통해 국내 5G의 품질이 한 차원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KRISS 전자기표준센터 연구팀은 광섬유 기반의 초소형 센서를 이용, 5G 통신시스템을 위한 초고속 정밀 측정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로 5G의 핵심인데 지금까지 측정 불가능했던 다중입출력(MIMO) 통신시스템을 개별 안테나 단위로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5G 통신시스템은 기지국과 단말기에 각각 내장된 안테나 간 신호를 주고받으며 이뤄진다. 넓은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5G 특성상 안테나 크기와 형상이 다양해진다. 이번 기술은 안테나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통신 성능 평가에 활용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다.
5G는 모든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초연결’을 지향한다. 기존의 4G는 통신망이 스마트폰에만 최적화되면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없었다. 5G는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다양한 목적을 지닌 단말기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많은 부품 사이의 영향과 상호관계를 파악하고, 고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5G의 품질 확보가 중요해지는 만큼 5G 통신망의 고품질 여부를 판가름하는 측정 기술 또한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5G는 측정 단자가 사라진 데다 여러 개의 안테나를 동시에 사용하는 ‘빔포밍’ 기술 등이 포함돼 기존보다 훨씬 복잡한 조건에 놓여있다. 현존하는 기술과 전혀 다른 방식의 새로운 측정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해외 유명 제조사들이 측정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세계적으로 확립된 5G의 측정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해외 업체들의 방식은 대부분 무향실이라는 고가의 특수한 시설이 필요하다. 더구나 측정 센서가 5G 안테나보다 크다 보니 물리적 근접 측정이 불가능하고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빔포밍의 오차도 분석할 수 없다.
KRISS 전자기표준센터 홍영표, 이동준, 강노원 박사 연구팀은 머리카락 수준으로 가는 광섬유 기반 초소형 센서를 개발, 기존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어떠한 공간 제약도 없이, 0.1 밀리미터(mm) 이내 아주 가까운 거리까지 측정 가능한 컴퓨터 본체 크기의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이번 성과는 현재 인프라 구축에 한창인 5G 산업 일선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안테나가 100여 개 들어가는 대형 기지국은 물론, 스마트폰과 같이 안테나가 내장된 단말기의 양산 단계까지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홍영표 KRISS 선임연구원은 ”현재 이번 기술에 대해 삼성전자의 여러 사업부로부터 연구 제안을 받아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며 ”5G에서 활용하는 6기가헤르츠 이하, 그 이상인 밀리미터파 주파수 대역 이동통신시스템 평가에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노원 KRISS 책임연구원은 “10년 이상 수행해온 전자파 측정표준 연구가 5G 산업에 적용되어 탄생한 기술”이라며 “5G 품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해 이제 우리나라의 5G 기술이 세계 최초를 넘어 최고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