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가장 먼저 협상진행나서 유리한 고지
신한은행, 땡겨요를 통해 성공 사례경험...지분 투자 검토
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확보를 두고 맞붙을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이 선제적으로 지난해 8월 티맵에 2000억원을 투자한 가운데 업계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를 두고 시중은행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우리·신한·하나은행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은행권들 사이에서 비은행 수익 강화 방안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며 "그어느때보다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금융의 확장성에 있어 모빌리티 분야와의 협업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용자 수 약 4000만명을 가진 모빌리티 1위 기업으로 내비게이션뿐 아니라 택시호출, 대리운전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 경쟁이 활발해진 배경으로는 최근 정부의 은행권에 대한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자수익에 치중한 은행들의 '돈 잔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방안에 대한 활로를 찾은 셈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1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객에 빌려준 돈으로 은행은 분명히 돈을 벌었는데, 어떻게 해서 벌었는지 또 어떤 혁신 노력을 했는지 물었지만 마땅한 답이 없다"라며 "또 은행이 이익의 규모에 맞게 공공적 책임을 다했는지에 대해서도 대답을 못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강도높은 비판을 했다.
이번 투자 협상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초기 투자자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보유한 구주와 신주 일부를 인수하는 협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약 8조5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가치산정이 문제로 작용할 것 같다"면서 "국민은행의 경우 티맵에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는데 그 이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 기업가치 수준의 조정을 비롯해 인수 대금에 있어 카카오모빌리티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가장 먼저 협상을 진행해 온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방안으로 강한 의지를 보였왔으나, 최근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교체된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적극적으로 지분투자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해 '땡겨요'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성과를 거둔 바 있어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성에 더욱 박차를 가한단 전략이다.
또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행장이던 2021년 카카오모빌리티와 상생 모델 구축 등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력도 있다.
아울러 최근 강력한 투자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하나은행 또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실무진 차원에서 협업을 위한 지분투자 제안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