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력발전 효율 높이려면 경제성 보완하면 좋을 것...어민들과 투명한 소통 필요"
- "바이오매스·LNG, 일반 인식과는 달리 친환경연료 아냐...즉시 지원 중단하고 좌초자산 위험 관리해야"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국내 환경운동을 이끄는 젊은 리더 중 한명이다.
김주진 대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8년 동안 여러 건의 에너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리고 지난 2016년 기후솔루션을 설립해 국내외의 여러 환경단체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녹색경제는 17일 성수동에 자리한 기후솔루션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 대안을 물었다...<<편집자 주(註)>>
▲석탄발전과 관련해서 그간 많은 활동을 하셨고,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전히 석탄발전 부문의 개선 여지가 남아 있는지 말해달라.
석탄발전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고, 여러가지 면에서 개선되고 있는 것은 맞다.
지난해 말 삼척석탄화력발전소(삼척블루파워) 사업비 4.9조원 중 회사채로 조달할 계획이었던 1조원에 대해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10곳이 인수를 거절했다. 이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이로써 삼척석탄화력발전 사업비 중 8000억원 정도가 모자라게 됐다.
하지만, 석탄발전의 배후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공적 금융기관들, 특히 국민연금은 여전히 문제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나온 양이원영 의원실 보고서 기준으로 석탄발전 관련 투자가 6조원 정도되고, 그것은 그나마 직접 투자한 금액이고, 간접투자한 금액이 더 많다.
국민연금은 5대 시중은행의 최대주주이면서, 한국전력공사의 지분은 약 8%로 산업은행과 정부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전체 석탄발전 관련 투자금액중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3분의 1정도고, 가장 많은 금액은 회사채가 차지한다. 한전과 자회사, 민간 발전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국민연금이 매입하는 경우에는 간접투자가 되는 셈이다.
문제는 정부가 뒤에 있는 한전과 한전자회사들의 신용도가 여전히 최상급이라는 점이다.
한가지 방법은 정부가 이들에 대한 보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이렇게 발행한 사채를 통해 확보한 자본을 녹색(환경)을 위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는 남동발전의 경우 그린(녹색)본드(채권)를 발행하는데 실제로는 똑같다고 봐야 한다.
▲최근 정부는 전남 신안 해상에 48조원을 투자해 풍력 발전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송전 효율이 떨어져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정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하고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다만, 해상풍력의 경제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할텐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작은 풍력터빈이 아니라, 큰 풍력터빈을 갖고 경제성을 따져봐야 하는데, 정부는 해상 풍력의 경제성을 따질 때 시중에서 팔리는 것보다도 더 작은 터빈을 가지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생각의 배경에는 국내산 터빈을 갖고 (발전을) 해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경제성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고, 하나를 세울 수 있는 자리에 세개를 세워야 한다면 경제성이 떨어지고, 국민들은 더 비싼 전기를 써야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민들 문제와 관련해서는 (해상 풍력의 필요성에 대해 이해시키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렇더라도 풍력발전이 어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에 대해서 투명하게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대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결론부터 말하면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사업은 다른 재생에너지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바이오매스) 생산지의 (자연)환경을 파괴한다.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키고 대기오염 감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바이오매스 연료가 목재팰릿이나 목재칩인데, 나무를 베어야 하니까 삼림을 파괴한다.
그나마 가장 친환경적인 바이오매스는 낙엽이다. 탄소중립을 이루는 시간이 가장 짧다. 나무를 베어내 확보하는 바이오매스는 (탄소중립까지) 70~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7년 이번 정부 들어 친환경 재생에너지 전환정책이 강화와 함께 바이오매스는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명명되고 잘못 인식되면서 많은 보조금과 제도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고, 엄격한 품질기준을 설정해 바이오매스 생산이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한다. 바이오매스 에너지에 대한 온실가스배출권으로 파괴된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의 삼림을 복원하는데 사용한다면 부분적인 보상의 효과는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LNG도 친환경 연료로 알려져있는데, 맞는지
일반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기후변화의 관점에서 LNG는 전혀 친환경 연료가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의 NRGC라는 환경단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LNG가 액화되서 우리나라에 도착될 때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하면 석탄의 80%까지 나온다고 한다.
여기에 채굴(시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메탄(천연)가스가 새어 나온다. 메탄가스의 온실가스 효과는 이산화탄소의 20에서 80배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석탄금융이 1이라면 가스에 대한 수출금융제공은 5~6 정도 된다. 시추선, 파이프라인, 액화시설, 터미널 등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석탄 못지 않게 가스산업도 좌초자산의 위험이 그만큼 크다. 또한 여기에 우리나라 정부의 재무 리스크가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지난해 나온 가스 발전에 관한 카본 트래커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파리기후협약을 따른다고 했을 때, 석탄산업과 마찬가지로 좌초자산 위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주진 대표는 >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 미국 조지타운대 환경법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사법시험 47회, 사법연수원 37기로 8년 동안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 지난 2016년 기후솔루션을 설립했다.
<기후솔루션은>
효과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 지난 2016년 한국에서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에너지 ∙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한 법률, 경제, 금융, 환경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국내외 비영리단체들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 활동하고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