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레거시(전통)니까 훈련받아야 한다" 등 경영수업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장녀 그리고 장남과 함께 공식 석상에 등장하는 등 경영 수업에 나섰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50주년 기념식에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장남 최인근 SK E&S 패스키 매니저와 함께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기념식에서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말을 항상 되새기면서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론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인재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음수사원은 우물물을 먹을 때 우물을 만든 사람을 생각한다는 의미다.
만찬을 겸한 기념식에서 최태원 회장과 두 자녀는 행사장 중앙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영상이 나오자 최태원 회장은 귓속말로 자녀들과 소감을 나누기도 했다.
영상 속 최종현 선대회장은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에게 '마음에 씨앗을 심어라'라고 했는데, 큰 나무로 성장하는 꿈을 가지라는 뜻도 있었지만 조급해하지 말고 공부에만 전념하라는 뜻이었다"며 "가능성을 따져볼 시간에 남들보다 먼저 도전을 시작하고 가끔 흔들려도 절대 꺾이지 않는 굳건한 나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과 두 자녀가 함께 공식 석상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난 1974년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는 십년수목 백년수인(十年樹木 百年樹人)'의 신념으로 설립했다.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최태원 회장이 대를 이어 이사장을 맡고 있다.
따라서, 최태원 회장과 두 자녀의 동반 참석은 경영 수업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 경영인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선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육성 철학 이해는 물론 한국고등교육재단 출신 리더들과의 네트워킹도 중요하기 때문.
최태원 회장은 이와 관련 "레거시(전통)니까 훈련받아야 한다. 할아버지가 뭐 했고 아버지가 뭐 했는지를 보고 사람들을 알아야 본인들이 미래 세대에 대해 알아서 기획해 나간다"며 "의무적으로 참석하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윤정 본부장은 지난 10월 말 SK그룹 'CEO(최고경영자) 세미나'에 참석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행사에 참석했다. 최윤정 본부장은 기념식에 앞서 최태원 회장이 주도한 인재 토론회 등에도 자리했다.
최윤정 본부장은 'CEO 세미나' 당시 참석 소감으로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참석해 좋은 의견을 듣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윤정 본부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는 SK바이오팜 방사성의약품(RPT) 사업 콘퍼런스콜에서 직접 발표하고 질의에 답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인근 매니저는 지난 6월 최태원 회장과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한 사진이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최인근 매니저는 2020년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지난해 4월부터 패스키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에너지 사업을 맡고 있다.
한편, 지난달 결혼 후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차녀 최민정은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최민정은 올해 3월 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 기업 인테그랄 헬스(Integral Health)를 공동 설립하여, 건강보험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심리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