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업체 50곳 3분기 영업益, 2023년 16조 4317억 원 적자→2024년 28조 4691억 원 흑자 전환
-50곳 중 25곳 영업익 감소 및 적자 기록…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영업이익 1위 내줘
[녹색경제신문 = 한익재 기자] 올 3분기(1~9월)까지 국내 주요 전자 업체의 영업이익 성적은 작년 동기간 대비 영업적자에서 영업흑자로 확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조 원대로 영업손실을 보던 것에서 28조 원 넘게 영업이익을 올려 대반전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엔 이르다. 50곳 중 절반이나 최근 1년 새 영업이익이 감소한데다 국내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영업이익 왕좌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또 15곳은 올 3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 2022년 38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렸던 것과 견주면 미소를 짓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 같은 내용은 본지가 ‘국내 전자 업체 50곳의 2023년 3분기(1~9월) 대비 2024년 동기간 영업손익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 조사 대상 기업은 전자 업종에 있는 매출 상위 50곳이다. 영업손익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개별 기준으로 조사한 배경에는 연결 기준으로 조사할 경우 해외법인에서 올린 영업이익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는 순수하게 국내에 소재한 모기업에서 영업손익이 최근 1년 새 증감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이다. 동종 업계 내 국내 기업들의 영업내실 성적을 좀더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연결 기준이 아닌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살펴보는 것이 좀더 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주요 전자 업체 50곳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28조 4691억 원 이상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3분기 동기간에 16조 4317억 원 넘게 손실을 본 것과 비교하면 대역전극을 이뤄낸 셈이다. 그렇다고 크게 웃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작년에 업황이 최악이었던 점과 지난 2022년 3분기 때 38조 원 넘게 이익을 올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배가 고픈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적자를 기록했던 작년 3분기와 비교해 상승했다고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조사 대상 50곳 중 25곳은 최근 1년 새 영업이익이 떨어졌고, 이 중 15곳은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인해 업계 영업이익이 증가했을 뿐 개별 기업으로 보면 절반밖에 웃지 못했다.
◆비에이치, 영업이익 증가율 400% 넘어…LX세미콘·아이티엠반도체도 100%↑
조사 대상 50개 업체 중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100억 원 넘으면서 올 동기간에 영업이익이 100% 넘게 상승한 업체는 3곳으로 파악됐다. 이중 비에이치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131억 7700만 원인데 올해 동기간에는 699억 8600만 원으로 431.1%나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LX세미콘도 같은 기간 601억 4800만 원에서 743억 5700만 원으로 123.6%로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1255억 2000만 원에서 2578억 4100만 원으로 105.4%나 점프했다.
이외 ▲한화시스템(80%) ▲솔루엠(52.7%) ▲토비스(52.1%) ▲드림텍(50.2%) ▲이수페타시스(47.3%) ▲이녹스첨단소재(46.1%) ▲파트론(27.9%)은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100억 원 이상 되면서 올해 동기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20%를 상회했다. 이중 한화시스템은 1061억 원에서 1910억 원으로 매출이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100억 원 미만인 기업 중에서는 네패스의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작년 3분기 때만 해도 3200만 원이던 영업이익이 올해 동기간에는 153억 5800만 원으로 올라 최근 1년 영업이익 증가율만 해도 4만 7890%를 넘어섰다. 하지만 연결 기준 영업이익으로 보면 올해 3분기 영업적자만 해도 263억 원을 넘어서면서 다소 빛은 바랬다. 동기간에 연결 기준 영업손익이 579억 원 이상 손실을 본 것을 감안하면 적자 폭은 줄었지만 2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개별 기준과 연결 기준 영업손익이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인 셈이다.
인터플렉스는 47억 1100만 원에서 121억 9500만 원으로 158.9%나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티엠반도체도 50억 3300만 원에서 106억 500만 원으로 111.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엠씨넥스(99.9%) ▲나무가(35.9%) ▲엠케이전자(34.6%) 등으로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100억 원 미만이면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30%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3분기 때 영업적자를 보던 것에서 올해 흑자로 전환된 곳도 5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군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작년 3분기 때 5조 1112억 원 넘게 영업적자를 봤었는데 올해 동기간에는 14조 864억 원 이상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역시 9조 7748억 원 넘는 영업손실에서 13조 7347억 원 이상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사 대상 50곳 중 10곳은 1년 새 영업이익이 20% 넘게 고꾸라졌다. 대표적으로 한솔테크닉스는 작년 3분기에 331억 9500만 원 영업이익을 올리던 것에서 올해는 3597만 원으로 89.2%나 영업이익 외형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영업손실만 겨우 면한 셈이다. 한서울반도체도 같은 기간 102억 5000만 원에서 17억 6100만 원으로 82.8%나 영업내실이 크게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HD현대에너지솔루션(-69.1%) ▲인지디스플레이(-52.9%) ▲해성디에스(-39.9%) ▲LG전자(-34.1%) ▲신도리코(-31.9%) ▲LG이노텍(-30.5%) ▲DB하이텍(-28.6%) ▲디에이피(-22.7%) 등은 20% 넘게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 3분기에 영업적자를 본 회사만 해도 15곳이나 속출됐다. 이중 작년 3분기 때는 물론 올 동기간도 적자를 기록해 2년 연속 3분기 손실을 본 기업은 11곳이나 됐다. 여기에 대표적으로 LG디스플레이가 포함됐다. 앞서 회사는 작년 3분기 때 3조 6665억 원 넘게 영업적자를 기록했었는데, 올해 동기간에는 1조 4244억 원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적자 폭은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조 단위 손실을 보는 쓴 맛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익을 살펴보더라도 작년 3분기 때 2조 6419억 원 넘게 적자를 보던 것이 올해 동기간에는 6437억 원으로 손실을 폭을 크게 좁히긴 했지만, 5000억 원 넘는 적자를 보여 미소를 짓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외 서울바이오시스도 작년 3분기에 461억 원 넘는 손실에서 올해 동기간에는 329억 원 이상 적자를 보며 2년 연속 3분기 마이너스를 보였다. 코리아써키트 역시 같은 기간 272억 원 영업적자에서 315억 원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 2024년 3분기 전자 업계 영업이익률 1위는 리노공업 ‘44.8%’
조사 대상 전자 업체 50곳 중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 1위는 ‘리노공업’이 차지했다. 이 회사의 올 3분기 매출은 1947억 원 수준인데 영업이익은 871억 원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44.8%로 전자 업체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이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률 42.6%였던 것에 비하면 더 높아진 수치다.
이어 SK하이닉스는 36.3%로 30%대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작년 동기간에 28.5%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것과 견주면 영업이익률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비에이치는 24.8%로 20%대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긴 곳은 5곳 더 있었다. 여기에는 ▲이녹스첨단소재(19.8%) ▲DB하이텍(19.5%) ▲해성디에스(11.8%) ▲이수페타시스(11.4%) ▲한화시스템(10.3%)가 올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 10%를 상회했다.
한편 올해 3분기 개별 기준 전자 업체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SK하이닉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올해 9개월 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4조 864억 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삼성전자가 13조 7347억 원으로 넘버2를 보였다. 작년에 이어 올 3분기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다른 곳에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 영업이익 TOP 10에는 ▲LG전자(7271억 원) ▲삼성전기(2578억 원) ▲한화시스템(1910억 원) ▲LG이노텍(1615억 원) ▲DB하이텍(1465억 원) ▲LX세미콘(1345억 원) ▲리노공업(871억 원) ▲비에이치(699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익재 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