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
규모에 맞는 사회적 책임 및 공헌
견리망의(見利忘義)는 교수신문에서 대학교수 설문조사 결과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올해의 사자성어이다. 최근 카카오의 경영행태는 눈앞의 이익만을 쫓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견리망의 현상으로 우리 사회에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카카오는 14년이란 짧은 기간에 국내외 175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15위 대기업 집단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카카오 서비스중단 사태, 계열사의 쪼개기 상장, 생활밀착형 지역상권 침해, 주가 조작 협의,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 각종 문제로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성장 과정에서 오직 회사의 이익만을 우선시하고 그에 상응하는 사화적 책임과 윤리적 경영을 소홀히 하여 사화적 지탄을 받고 있다. 그에 대한 원인으로는 내부 통제시스템 미흡 등의 지배구조 문제와 최고 경영진의 과도한 욕심이 지목되고 있다.
견제 없는 자율경영과 느슨한 지배구조
카카오의 창업자는 창업 이후 줄곧 자율경영과 수평적 문화를 강조해 왔다. 이러한 경영철학은 카카오의 빠른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지만, 한편으로는 도덕적 해이, 경영진의 독단,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의 독점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오면서 모빌리티, 핀테크, 커머스, 엔트테인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분리하여 경쟁적으로 계열사를 만들고 외부 투자자금을 유치하여 성장해 왔다. 이러한 성장 전략은 외부 투자자금의 유치 등을 통해 급속한 성장과 확장을 할 수 있었으나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사회적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
첫째, 외부 투자자금 조달과 IPO 등을 위하여 경쟁적으로 계열사별 단기적 이익과 무리한 매출신장을 추구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시장의 왜곡을 초래하였다.
둘째, 카카오와 계열사 경영진의 견제없는 자율경영, 내부 통제시스템의 미흡 등 등의 지배구조의 문제는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계열사 경영진은 카카오의 지배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게 경영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느슨한 지배구조문제는 계열사 간 이해관계 충돌,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권익 침해, 경영 효율성 저하 등의 문제를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
셋째, 지난해 10월 데이터 센터의 화재로 카카오 톡을 비롯한 카카오 계열 플랫폼 서비스의 중단사태는 수천만 명의 이용자와 자영업자 등에 큰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끼쳤다. 이로 인하여 독점적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가 이익에만 급급한 나머지 기본적 책무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
카카오의 경영위기는 지배구조의 문제가 가장 크다. 카카오는 각 계열사들의 최대주주이지만 사업영역, IPO 등의 경영현안에 대한 계열사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계열사별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경영을 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계열사별 자율 경영으로 인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자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 Corporate Alignment Center)를 만들었다. 이 센터는 각 계열사별 경영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전략 방향을 조율·지원하고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윤리 의식 강화, 리스크 방지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할 것이다. 카카오가 지주회사 기능을 수행하면서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으로 견제와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대한 감시와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자산과 이익을 보호하고, 임직원들의 부정이나 비리를 방지하기 위하여 내부통제시스템과 감사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규모에 맞는 사회적 책임 및 공헌
많은 기업들이 창업 초기에는 성장에 집중하다 보니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의 경영진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윤리적 경영을 통해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은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적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 톡 메신저 시장의 독점적 지위와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을 이루었으나,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 업체나 종사자 등 이해관계자들과 갈등을 빚고, 편법적인 경영 행태로 많은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다. 기업의 이해관계자는 주주, 고객, 직원, 지역사회 등 다양하며, 이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윤리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카카오 대표 내정자도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 라고 했다. 이제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한 카카오는 규모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 및 공헌을 통하여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bizstar203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