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재운반선-설치선 따로 운영하는 것보다 실용성 높아...제주도 거쳐 전남 신안까지 진출
일본에서는 이미 활성화...국내 최초 도입 의의
10MW급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일체형 선박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현대스틸산업(주)이 중심이 돼 만든 ‘현대 프론티어호’가 그 주인공이다. 기존에 기자재운반선과 설치선을 따로 운용했던 것에 비해 실용성이 높아 해양풍력발전사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프런티어호의 활동 개시는 우리나라 친환경에너지 사업이 가속도를 얻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작업 속도가 기존 방식 대비 50% 이상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는 한 달에 3기만 설치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4.5기를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업 속도가 빨라지는 원인은 프론티어호가 ‘일체형’이기 때문이다. 해양풍력은 바다 한가운데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거대한 발전기를 운반하는 배뿐만 아니라 설치에 필요한 크레인 등을 가진 배가 동시에 필요하다.
그다지 신기술은 아니라는 일각의 평가도 있다. 업계를 잘 아는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일체형 선박으로 해양플랜트를 건설해 왔다”며 “고도의 신기술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프론티어호의 의의는 국내 기술을 사용해 해양풍력발전을 확대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실용성,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프론티어호는 10MW급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할 수 있는 소규모 발전기의 용량이 보통 250W(냉장고 1대를 가동할 수 있는 규모) 수준으로, 10MW급 해상풍력발전기는 냉장고 40만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국내 실정에는 사실 육상풍력보다 해양풍력이 더 적합하다는 평가도 있다. 산업부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데다 바닷바람이 훨씬 질이 좋다”며, “육상풍력에 비해 민원이 들어올 여지가 적은 것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프론티어호는 제주 한림해상풍력 건설현장으로 항해 중이다. 이후 2024년 1월부터는 전남 신안자은해상풍력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스틸산업이 개발한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인 현대 프론티어호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총 1300억원(정부지원 116억원)이 투자됐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공개된 바에 의하면 현대스틸산업이 총괄주관연구개발기관이고, 삼보씨엠씨, 신성선박설계기술사사무소, 한국선급, 한양대학교와 고려대학교가 공동기관으로 프론티어호 개발에 참여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