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방비 폭탄 시대 에너지 소비 감축∙난방비 절감 효과
추운 한 겨울철, 바깥의 에이도록 찬 공기와 눈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유리창을 통해 따뜻한 햇빛을 쪼이며 즐기는 여유로운 커피나 차 한 잔 … 한 해 중 거의 절반을 추운 기후 속에서 지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지구 북반부 인류가 꿈꾸는 아늑한 하루 중 한순간이다.
올 들어 난방비 및 전기 요금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효율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리와 철근 콘크리트 소재의 주택과 건물은 20세기 초 유럽의 근대 건축가들이 처음 소개시킨 이래 국제 표준 양식이 됐다.
그러나 이 모던 건축의 심벌은 내구성이 우수하고 시공이 용이하지만 단열성이 떨어져 난방비가 많이 든다는 점이 단점이다. 건물 벽에 설치된 유리창이 여름철에 건물 실내를 서늘하게 유지하는 데에는 좋지만 겨울철에는 방열의 주범이다.
특히 에어컨으로 냉각된 공기나 난방으로 따뜻한 실내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감으로써 발생하는 전력 손실은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점이라 여겨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탁 트인 공간 효과 연출을 위해 벽면 전체를 대형 유리창으로 마감하는 현대식 유리 커튼 월 구조의 건축은 겨울철 난방비 폭단의 주범이다. 실제로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건물은 글로벌 총 에너지 소비량의 30%를 차지한다고 한다.
미국의 테크 스타트업 럭스월(LuxWall, Inc., 2016년 창업)이 개발한 단열 유리창 기술은 겨울철 난방비 절감과 더 나아가 지구 에너지 소비 감축과 건물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5~45%까지 감축시키는 획기적 건축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스콧 톰슨(Scott Thomsen) 럭스월 창업자 겸 CEO는 주장한다.
일명 ‘넷제로 유리창’ 기술로 불리는 이 기술은 최근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벤처 캐피털 투자 기업인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의 펀딩 후원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상업화를 위한 신공장 건설(2024년)과 제품 물량 증산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업체 측은 밝혔다.
음료수 보온병 원리 응용한 2중 단열 설계로 냉방과 난방에 모두 효과
이중창이 단일창 보다 단열 효과가 높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안다.
럭스월이 개발한 보온 유리창 디자인은 음료수를 담는 보온병 또는 보온 도시락통에 사용되는 진공 열전연((熱絶緣, thermal insulation) 원리를 응용했다.
럭스월 유리창의 디자인은 그같은 원리에 착안해 첨단 e-코팅된 유리판 두 장을 겹친 두께 8mm의 날렵한 형태로 기성 일반 창틀에 설치가 가능하다.
여름철에는 외부서 내리쬐는 태양열이 유리창에 닿는 즉시 반사시켜 냉방 중인 실내 온도를 유지시키는 메커니즘으로 태양열에 의한 실내 온도 상승을 60% 감축시킨다.
겨울철에는 열전연 솔루션이 건물 외부와 실내 간 열전도를 차단해 실내의 난방된 공기가 외부의 냉기로 인해서 냉각되는 것을 막아준다. 일반 단일 유리창 보다 실내 온기를 4배 효율적으로 보온시켜 겨울철 외부로 빼앗기는 실내 온기 방열을 5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최근 럭스월은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브레이크스투 에너지 벤처스 외에도 프레일루드 벤쳐스(Prelude Ventures)와 벤처캐피털(VC) 기업인 2150의 공동 투자를 유치하고 미화 3,300만 달러(우리 돈 약 420억 원) 를 확보하며 기업 가치 1억 100만 달러(우리 돈 약 1,280억 원)에 평가됐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