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S 및 메인 통합 서버 시스템 활용해 폐배터리 관리
- 테슬라, 옥타밸브 활용한 냉각기술 뛰어나...폐배터리 품질 균일할 것
- 전문가들 "쿨링 시스템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더 안정적으로 떨어진다고 보긴 어려워"
- "사용 후 ESS 에서의 화재 위험성까지 낮출 것이라고도 보긴 어려워"
테슬라가 전기차 폐배터리 팩을 그대로 재사용하는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검토중이다. 업계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명을 10년으로 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쏟아져 나올 폐배터리에 대한 대비책을 구체적으로 논의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 비공개 문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ESS 센터 한쪽 편에는 배터리 팩이 들어가고 다른 한 쪽에는 전력 변환장치 및 각종 제어장치가 들어가는 방식의 대형 ESS 센터 설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는 메인 서버에서 해당 ESS 센터를 관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ESS 사업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 테슬라의 '메인 통합 서버 시스템' 활용이다. 차량의 모든 데이터가 이 시스템에 저장되기 때문에 배터리와 관련한 정보도 상세하게 뽑아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관련 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차 기아가 스탠드 얼론(차량 자체에 데이터가 저장)방식인 반면 테슬라는 통합 관제 시스템으로 메인서버가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한다. OTA(Over The Air)로 모든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통제할 수 있다. 테슬라의 핵심 역량"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배터리의 팩 및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를 직접 설계해 차량에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메인서버와 연결돼 있다. 배터리의 수명이 다해도 BMS 및 통신 기술을 ESS와 연동해서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폐배터리용 BMS를 새로 개발하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어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둘째, 운행 중 배터리의 성능이 최대한 균등하게 떨어질 수 있는 자체 쿨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의 옥타밸브 기술은 배터리의 모듈을 독립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온도 조절의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는 결국 배터리의 수명 연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로서의 수명이 다한 경우에도 셀 각각의 잔량이 상대적으로 균일하기 때문에 재사용시 관리가 용이하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테슬라는 옥타밸브 기술을 활용하면서 냉각 기술을 상당히 끌어올렸다. 능동적으로 냉각할 뿐만 아니라 독립 라인이 있어서 온도차가 발생하면 온도가 높은 쪽에 냉각수를 돌려 밸런스를 맞춘다. 히트펌프를 돌려 일괄적으로 냉각하는 국내 차량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가 ESS 사업을 응용해 또다른 사업을 확장하려는 큰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동형 수단 중에는 선박이나 열차도 있다. 이런 쪽의 보조 발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염두에 두고 사업을 다방면으로 검토중일 것"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이런 행보를 두고 행동보다 말이 앞선 마케팅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옥타밸브 기술은 쿨링 측면에서는 우수하다. 운행중 발생할 화재 위험성은 분명히 낮출 것"이라며 "하지만 쿨링 시스템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안정적으로 떨어지고, 사용 후에 ESS 에서의 화재 위험성까지 낮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테슬라가 시기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것. 그렇다고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이라고 보긴 어렵다. 청사진만 제시하는 마케팅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