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2005년 1기 사업자로 단독 선정돼... 2기 사업서는 국민·기업은행에 밀려
사업자 탈환 위해 군 관련 상품·서비스 대폭 확장... 그룹 차원서 역량 총동원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국군장병이 사용하는 나라사랑카드의 3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신한은행의 사업자 탈환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그간 군 특화 상품 및 서비스를 적극 확장해온 데다가 군인공제회의 주거래은행에도 선정되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부는 오는 3월까지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은행은 오는 2026년 1월부터 최장 8년간 사업권을 갖는다.
나라사랑카드는 병역대상자의 병역판정검사 시 발급되는 국내용 체크카드다. 전자통장, 현금·교통카드, 전자병역증 등으로 활용된다. 급여를 비롯해 훈련비, 여비 등이 나라사랑카드를 통해 지급되기 때문에 군 복무기간은 물론이고 예비군 기간까지 약 10년 동안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출산 등으로 입대장병 수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매년 약 20만 명 정도는 입대를 하고 있다"며 "나라사랑카드 사업은 평생 고객이 될 수도 있는 20대 신규 고객을 매년 대거 확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전과 달리 병사 급여가 많이 오른 덕분에 저원가성 예금의 대량 확보 측면 등에서도 나라사랑카드 사업은 분명 도움이 된다"며 "국방 관련 주거래은행 선정 시에도 나라사랑카드 사업자가 어느정도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크다보니 각 은행은 너나 할 것 없이 나라사랑카드 사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번 3기 사업자 입찰에 9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iM·카카오·케이뱅크)과 우체국 등 총 10개 기관이 참여했을 정도다. 은행들의 군심(軍心) 사로잡기 경쟁에 그야말로 불이 붙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은 이번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월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나라사랑카드 유치 전담 조직을 꾸리는 등 사업자에 선정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을 넘어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2005년 나라사랑카드 1기 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가 이후 2015년 2기 사업자 선정에서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기관영업의 강자'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이번 나라사랑카드 '대전'이 일종의 자존심 회복 무대이기도 한 셈이다. 신한은행의 사업자 탈환 여부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금융권은 신한은행이 이번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 경쟁에서 타 은행보다 한발 앞서 있다고 보고 있다. 1기 사업자로서 10년간(06~15년) 나라사랑카드 사업을 운영한 경험을 갖춘 데다가 최근에는 군과 관련된 각종 지원 또한 꾸준히 확대하며 경쟁력을 탄탄히 쌓았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2023년부터 리더십 특별채용을 통해 전역장교를 채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군 상생금융 패키지'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해당 패키지를 통해 군장병 전용 대출상품의 금리를 0.4~0.7%p 낮췄으며, 일부 상품은 대출 최대한도를 최대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높였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병역명문가 고객을 위해 신용대출 상품에 '병역명문가 우대금리(0.5%)'를 신설하는 한편, 최고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플랫폼 적금(병역명문가)'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연말 군인공제회의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됐다는 점 역시 신한은행으로서는 긍정적인 대목이다. 군인공제회 주거래은행 선정과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은 별개의 사안이지만, 같은 군 관련 기관영업에서 성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규모와 군장병에 제공하는 혜택, 나라사랑카드 사업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신한은행의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탈환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인터넷은행이나 우체국 등의 경쟁력이 결코 약하지는 않지만 2기 사업자인 국민·기업은행과 1기 사업자인 신한은행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