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 인사이드] 딥시크發 'AI 전쟁'…파두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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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 인사이드] 딥시크發 'AI 전쟁'…파두에 쏠린 눈
  •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 승인 2025.02.03 12: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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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92억 中 고객사 SSD 공급계약 '눈길'
바이윈 거쳐 딥시크 등 테크에 물량 공급 유력
미중 기술패권 국면에서 수혜주 등극 가능성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 기자] 이른바 '가성비 AI'로 알려진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글로벌 테크 섹터에 충격을 던진 가운데 국내 주요 팹리스(설계전문)인 '파두'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파두가 설계한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물량이 딥시크를 비롯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빅테크로 공급된 걸로 알려진 까닭이다. 미국 공급망 역시 확장하고 있어 AI 전쟁 국면에서 파두의 기업가치가 리레이팅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반도체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파두가 지난해 중화권 고객사에 공급한 eSSD(기업용 SSD) 물량 중 상당 부분이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 다수의 AI 테크(엔드유저)에 모듈 완제품으로 채택된 걸로 알려졌다. 공급량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미 파두의 지난해 매출액에도 산입된 걸로 파악된다. 

중국 임베디드 스토리지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SSD 반제품을 납품하는 구조다. 딥시크 등 중화권 테크사에 직납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파두→고객사→딥시크 식의 공급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딥시크 등 중화권 빅테크들과 밸류체인으로 엮여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다. 

파두와 계약을 맺고, 중화권 테크에 SSD 모듈 완제품을 공급한 업체는 '바이윈(BIWIN)'이다. 파두는 지난해 5월 192억원 규모의 관련 공급계약 공시를 내면서 계약 상대방을 '해외 SSD 전문업체'으로 사실상 블라인드 처리했다. 바이윈과 체결된 NDA(비밀유지협약)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반도체 관련 밴더사들은 기술 보안을 이유로 계약 상대방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바이윈은 2010년 설립된 중국 굴지의 SSD 제조사다. 출하량 기준으로 글로벌 임베디드 스토리지 시장 8위의 기업이다. 일반 소비자용 SSD 부문으로는 강점이 있지만, 엔터프라이즈(기업용) SSD 부문은 상대적으로 약세이기 때문에 해당 설계에 강점이 있는 파두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지난해 8월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국 내 클라우드·서버·스토리지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용 SSD 개발·마케팅' 등을 전개하기로 뜻을 모았다. 비슷한 시기(7월) 중국 상하이에 자회사 '파두기술유한공사'도 설립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바이윈은 사실상 중국내 기업향 SSD 물량을 독점하고 있는 제조사이기 때문에 바이윈의 제품을 중국 주요 빅테크들이 모두 받아 쓴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면서 "딥시크를 비롯한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화권 테크들이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파두와 바이윈의 물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딥시크의 기술력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딥시크가 AI 섹터에 던진 '모델의 효율성'이라는 테마는 유효하기 때문에 향후 비용 측면에서 파두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딥시크가 최근 공개한 '딥시크 V3' 모델은 메타의 라마, 오픈AI의 챗GPT 등의 성능을 위협하며 AI 왕국을 구축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기업가치마저 뒤흔들었다. 눈에 띄는 점은 언어모델(LLM)을 트레이닝하는 비용이 미국 경쟁사 대비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인데, 이는 고성능 GPU에 대한 무용론까지 대두시켰다.

GPU, CPU 대비 SSD 컨트롤러가 AI 칩렛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편이지만, 파두가 경쟁사 대비 저렴한 공급가로 저전력, 고열을 컨트롤할 수 있는 설계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향후 AI 섹터에서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딥시크의 출현과 맞물려 춘절 시즌 중국 빅테크 중 하나인 알리바바 역시 AI 모델 'Qwen 2.5-Max'를 공개하면서 눈길을 모았다. 알리바바는 딥시크, 챗GPT, 라마의 성능을 뛰어넘었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 역시 파두-바이윈의 SSD 모듈을 채택한 걸로 파악된다. 

파두 관계자는 통화에서 "고객사(바이윈)와 비밀유지협약이 체결돼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공급 사항에 대해서 밝히는 것은 힘들며, 모듈 완제품은 현지 고객사가 거래처에 판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의 엔드유저가 어디인지는 알기 힘들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95억원, 영업손실 689억원을 기록한 파두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 연속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뻥튀기 상장' 논란을 촉발했던 2022년 매출액 564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매출액 225억원, 영업손실 58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지난해 4분기에만 약 4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는 만큼 손실폭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파두의 지난해 공급계약 관련 사항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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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5-02-03 12:44:51
니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