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리딩금융은 신한금융...5대 금융지주는 1년 전보다 순익 16.7% 급감 "홍콩 ELS 배상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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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리딩금융은 신한금융...5대 금융지주는 1년 전보다 순익 16.7% 급감 "홍콩 ELS 배상 때문"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4.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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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 1분기 4조8803억원 순이익 거둬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
신한금융, KB금융 제치고 리딩금융 등극
신한은행도 순이익 기준 1위
"추가 충당금, 과징금 등 이슈 남아있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제공=신한금융지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제공=신한금융지주]

 

국내 금융지주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권이 판매한 홍콩H지수 추종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금융지주들이 고객들에게 배상하기 위해 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리딩금융 왕좌를 차지한 곳은 신한금융이었다. 계열사인 신한은행 또한 하나은행을 제치고 실적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가 최근 계속되면서 금융지주들의 영업실적은 대폭 개선됐다"며 "ELS 충당금을 제외하면 성적이 나쁘지 않기에 2분기부터는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총 4조8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5조8597억원 대비 16.7%(9794억원) 감소한 수치다.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후퇴한 이유는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익이 홍콩 ELS 여파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최대 6조원 가까이 손실이 발생할 예정인 가운데, 은행권은 금감원이 제시한 분쟁조정기준안에 맞춰 자율배상을 실시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배상을 위해 충당금을 쌓았고 이 비용이 1분기에 충당부채로 인식이 된 것이다. 

홍콩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이 가장 출혈이 컸다. 국민은행이 862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 가장 많았으며, NH농협은행(3416억원), 신한은행(2740억원), 하나은행(1799억원), 우리은행(75억원) 순이다.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해 환차손이 발생한 것도 실적 후퇴에 영향을 끼쳤다. 외환 거래를 가장 많이 하는 하나금융의 경우 1분기에만 813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로 환산했을 시 지급해야 할 금액이 크게 잡혀 손실이 커지게 된다. 

금융지주 별로 살펴보면, 1분기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한 곳은 신한금융이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3215억원으로 나타나 작년 1분기 1조3880억원보다 4.8%(665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작년 1위를 달렸던 KB금융의 경우, 홍콩 ELS 유탄에 직격당하며 2위로 주저앉았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491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1조5087억원 대비 무려 30.5%(4596억원) 줄었다. 

이어 하나금융이 1분기 1조34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전년 동기 1조1022억원과 견줘 6.2%(682억원) 줄었다. 우리금융의 순이익 역시 올해 1분기 8245억원으로 나타나 작년 같은 기간 9137억원보다 9.8%(892억원) 감소했다. 농협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9471억원 대비 31.2%(2959억원) 후퇴했다. 

신한은행.
신한은행.

 

은행 부문에서도 작년 순익 기준 3위였던 신한은행이 올해 1분기에는 리딩뱅크에 등극했다. 신한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9286억원으로 집계돼 5대 시중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9315억원 대비 0.3%(29억원) 줄어든 수치다.

2년 동안 부동의 1위였던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843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2위로 내려앉았다. 환율이 상승해 환차손 피해를 입으며 전년 동기 9707억원 대비 13.1%(1275억원) 후퇴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789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같은 기간 8620억원 대비 8.4%(723억원) 감소했다. 이어 농협은행의 1분기 순이익이 4215억원을 기록해 1년 전 6721억원 대비 37.3%(2506억원) 하락했다. 작년 2위였던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3895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1년 전 9315억원과 견줘 무려 58.2%(5420억원) 폭락했다. 

작년과 비교해 현재 금융지주들의 순위가 뒤죽박죽인 만큼, 올해 리딩금융 경쟁은 안갯속일 전망이다. 충당금이라는 산을 넘었지만 아직 홍콩 ELS로 인한 과징금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자율배상에 나선 만큼 우려됐던 '조단위' 과징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재 처분 자체는 피할 수 없기에 은행 당 최소 수백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납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당장 1분기 순이익이 올해 전체 실적을 대변하진 않는다"며 "2분기에도 추가로 충당금을 반영할 수 있고, 과징금 이슈와 금리인하 등 이슈가 많아 올해 실적을 예상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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