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2100만 명, 영양부족에 시달려
2020년 6월 17일,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이전에는 건강하고 풍성했던 땅 중 20억 헥타르 정도가 오늘날 메마른 땅으로 변했다. 20억 헥타르는 남미보다 더 큰 규모이다.”
“매년 생산되는 3분의 1 정도의 식량은 잃어버리거나 낭비된다. 반면 8억2100만 명은 영양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동안 자연 생태계의 70%가 식량과 연료, 섬유를 만들기 위해 개발됐다. 2050년쯤엔 그 비율이 90%에 이를 것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산업화와 개발로 산림이 사라지는 등 심각한 황폐화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시대에 살고 있다. 매년 생산되는 식량의 3분의 1은 낭비되고 있다. 반면 굶주림과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지구촌 인구는 8억2100만 명에 이른다. 한 쪽에서는 대량생산으로 넘치는 식량을 보리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굶거나 식량이 부조해 영양결핍이 시달리고 있다. 이 간극의 골은 깊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7일(현지 시각) ‘사막화와 가뭄의 날(Desertification and Drought Day)’을 맞아 지구촌 사막화와 가뭄 현상이 더 빨라지고 있음을 경고했다.
이브라힘 띠아우(Ibrahim Thiaw)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사무국 사무총장은 “우리가 자연을 돌봐주면 자연도 우리를 돌봐준다”며 “인류가 필요에 따라 자연의 야생 공간에 침투하면서 자연이 파되되고 황폐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는 매우 참담하다고 밝혔다. 더 많은 동물 매개성 감염이 발생하고 건강한 음식, 깨끗한 공기와 물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낭비되고 있는 식량은 약 14억 헥타르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식량이 낭비되면서 땅과 물은 물론 생태계 자원도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궁극적으로 탄소를 배출하게 되고 미래세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막화와 가뭄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재 약 5억 명의 지구촌 주민이 사막화를 경험하는 지역에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마른 땅과 사막화 지역은 특히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이들 지역에서는 가뭄을 포함해 폭염, 먼지 폭풍 등의 위험이 늘 존재한다. 지구촌 인구 증가로 더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진단됐다.
땅이 심각하게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주는 압력에다 기후변화를 통한 압력까지 이중으로 받는 실정이다. 자연은 화석연료와 산업 분야에서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약 3분의 1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자연이 황폐화되면 그 기능을 상실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이산화탄소 흡수가 줄어들면 기후변화를 더 가속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또 기후변화는 풍성했던 땅을 또다시 황폐화시키는 곳으로 뻗어가고 있다.
WMO 측은 이런 상황에서 사막화와 가뭄을 방어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물론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래와 먼지 폭풍을 사전에 경고는 것을 포함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조언하고 있다.
물 안전도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매년 약 5000억 달러가 물 안전 분야에 투자되고 있다. 여러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1인당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가뭄 관리를 통한 수자원 안보 투자는 경제적 손실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 지탱 가능한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
WMO 측은 “가뭄은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돼 왔고 여기에 더해 최근 지구 가열화로 취약한 인구에게 추가적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가뭄 위험 관리는 물론 사막화와 가뭄에 대한 전 세계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