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리스크에 다시 주저앉은 홍콩H지수...은행권 홍콩 ELS 배상 험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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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리스크에 다시 주저앉은 홍콩H지수...은행권 홍콩 ELS 배상 험난 예고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4.17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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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다시 5700선으로 복귀
중동 리스크로 지수 꺾일 것이라는 전망 나와
지수 하락할 수록 손실 폭 커질 듯
은행권, 자율배상 속속 시작
집단소송 불사하는 투자자들도 있어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최근 홍콩H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자 홍콩 ELS 가입자들 사이에서 손실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동 전쟁 여파로 다시 지수가 5700까지 후퇴한 상황이다. 

지수가 다시 침체 국면으로 드러설 경우 손실이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을 필두로 은행권이 홍콩 ELS 배상에 나섰으나 최종적인 배상 합의까지 가는 길이 험난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H지수는 4900에서 20% 이상 올랐기에 조정이 나온 것"이라며 "중동 리스크 등 악재가 산적해 있지만 추가 상승여력도 있기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16일 종가 기준 홍콩H지수가 5743.78을 기록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홍콩 H지수는 지난 1월 22일 4943.24을 기록해 바닥을 확인한 뒤 4월 10일 6042.63에 도달한 바 있다. 

지수가 재차 하락한 이유는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이란은 이스라엘이 자국 영사관을 타격한 것을 보복하기 위해 이스라엘 본토에 300여기의 미사일과 무장드론을 보내 공습을 감행한 바 있다. 이에 이스라엘 역시 재차 이란에 보복할 것을 천명했다. 

홍콩H지수에 영향을 주는 미국 나스닥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나스닥은 3월 21일 16538.86을 기록한 뒤 16일 종가 기준 15865.25에 도달하며 조정 국면에 드러섰다.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와 유로스톡스50 등 선진국들의 지수 역시 여지없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홍콩H지수가 다시 바닥을 확인하러 간다는 전망이 나오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손실이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약 홍콩H지수가 다시 6000선에 도전할 경우 은행권의 예상 손실액은 2조340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5700에 머문다면 손실액은 2조48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중동발 리스크가 하락세를 가속해 지수가 다시 5000으로 떨어진다면 최대 3조원 가까이 손실이 발생한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하나은행.
하나은행.

 

이미 2조원 가까이 손실이 확정된 은행권은 신뢰회복을 위해 홍콩 ELS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 29일 일부 가입자와 합의를 통해 배상금 지급을 완료했다. 이어 신한은행 또한 4일 홍콩 ELS 투자자 10명애게 배상금을 지급했다. 가장 먼저 자율배상 결의에 나섰던 우리은행 또한 12일 2건에 대한 배상금 지급을 완료했다. 

은행권의 배상 노력에도 앞으로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홍콩 ELS 판매잔액이 가장 많았던 KB국민은행은 15일 예정됐던 자율배상 절차를 돌연 연기했다. 국민은행 측은 "영업점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판단 돼 22일부터 배상 관련 안내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반발은 국민청원에서도 감지된다. 일부 홍콩 ELS 투자자들은 '홍콩 ELS 사태에 대한 피해 차등 배상안 철회 요청에 관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애초에 홍콩 ELS 상품이 불완전 판매로 얼룩진 만큼, 지금처럼 20~40% 배상할 게 아니라 전액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길성주 홍콩 ELS 피해자모임 위원장은 "현재 은행이 내놓은 배상안은 은행의 입장만 담았다"며 "얼마나 충분하게 배상하느냐를 지켜본 뒤 집단 분쟁 조정과 집단 소송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진 배상에 동의하는 분들도 계시나 피해 금액이 큰 분들의 경우 100% 배상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소송까지 이어진다면 배상 작업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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