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4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 힘 소속 서일준, 유용원 의원 주최,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급성장하고 있는 방산 시장에서 갈수록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국의 원팀 형성이 너무나 절실하다”고 말했다.
주요국들은 강력한 팀 이뤄 방산시장 도전 중인데...
후발주자 韓 팀은커녕 분열… 탄핵정국으로 정부 주도 강력한 구심점마저 없어
그 결과, 지난해 호주 호위함 수주전에서 日‧獨에 고배
한국은 글로벌 방산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최근 이룩한 성과는 K방산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눈부시다. 2022년 폴란드와 124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체계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K9 자주포는 전세계 자주포 시장의 50% 이상을 석권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페루와 함정 공동생산계약을 체결했고, 미국으로부터 첫 MRO 사업을 받아 착수했다.
다만, 성과가 나올수록 내부 균열도 심해지는 양상이다. 일례로, 한화는 LIG넥스원과 요격체계인 ‘천궁-II’를 둘러싸고 무리한 계약조건 강요와 신의성실 원칙 위반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방사청까지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중재에 나섰지만, 갈등은 여전하다.
고부가가치 분야인 함정분야에서도 균열은 감지됐다. 지난해에는 7조 8천억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싸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사이 고소고발이 난무했다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중공업 부회장 사이 교감으로 모두 취하됐다.
내부에서 갈등하다가 원팀을 이루지 못한 사이, 결국에는 지난해 호주의 10조원 규모 호위함 수주전에서 독일과 일본에 밀려 한국은 고배를 마셨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3,600톤급 신형 호위함 선도함인 ‘충남함’[제공 = HD현대중공업]](/news/photo/202502/322894_366620_4441.jpg)
올해 글로벌 함정 시장에 큰 장 선다
관계자들 “여전히 싸울 시간 없다. 팀십(TEAM SHIP) 당장 시급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싸울 시간이 없다. 호주 시장은 놓쳤지만, 올해부터 글로벌 방산 시장에 다시 큰 장이 서기 때문이다.
우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활용하여 함정건조 분야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의회예산국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앞으로 전투함 293척, 군수지원함 71척 등 총 364척을 신규 건조할 것으로 보인다. 총 규모 1조 750억 달러(약 16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오스탈 등 함정관련 업체가 4곳 밖에 없는 미국엔 대한민국의 조선 기술력은 매우 매력적이며, 동시에 대한민국엔 제 1 글로벌 방산 시장을 보유한 미국은 중요한 전략적 시장이 될 것이다. 이에 발맞추듯 한화오션은 이미 지난해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 사업을 2건이나 따냈다.
캐나다와 폴란드,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전도 관심을 모은다. 가장 큰 규모는 캐나다다. 노후 잠수함 4척을 3000톤급 신형 디젤 잠수함 12척으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규모는 약 70조원에 이른다. 폴란드는 잠수함 현대화를 위해 3척의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며, 필리핀과 사우디아라비아도 발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시장경쟁력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녹색경제에 “2023년 기준 함정 시장 규모는 675억 달러(약 98조 5000억)이며, 연간 5.2% 성장률을 기록, 2032년까지 1081억 달러(약 157조)로 함정시장 급성장 예정이다. 한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에 비해 후발주자로서 인지도가 부족하지만, 우수한 기술과 품질,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함정 정비를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제공=한화오션]](/news/photo/202502/322894_366621_4620.jpg)
시급함 느낀 국회에서 오랜만에 정부‧의회‧기업‧연구 관계자 총출동
방사청 “주도적 역할을 통해 K 원팀 만들어 글로벌 방산 수출 4대 강국 함께 가겠다”
이런 상황에서 4일 국회에서는 국민의 힘 소속 서일준‧유용원 위원 주최,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정부, 국회, 기업, 연구 등 방산 프로젝트와 관련 있는 관계자들이 오랜만에 모두 모이는 자리가 마련됐다.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방산 시장의 성장성을 인정하지만, 갈수록 수주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경쟁국들처럼 원팀 구성이 꼭 필요하다. 그래야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공동 주최한 서일준 의원은 “미 해군이 앞으로 30년 동안 1600조 규모의 함정을 건조한다. K 방산이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선, 이 큰 장을 앞에 두고 우리끼리 싸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K9 자주포를 넘어 앞으로는 함정이나 잠수함처럼 고성능 복합 무기체계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우리의 주력 상품이 될 것이다. 방사청이 앞장서서 팀을 이루고, 수출업무와 국가 이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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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정부가 주도하여 위원회 만들고, 총력 지원해달라"
업계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날 참석한 현대중공업 최태복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이제 글로벌 시장은 정부가 주도하여 위원회를 만들고, 무조건 원팀으로 나가야 승산이 있다. 또한, 생산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산업의 노령화 등 문제도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 주도의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수출 확장 전략과 지원제도를 조속히 도입하고, 복합무기체계의 특성에 맞는 패키지 승인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김호중 특수선사업부 상무 역시 “진입장벽이 높은 군함 수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업체간 협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군의 총력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o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