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게임결산③] 변화 꾀한 엔씨소프트... '성장통'에 앓았던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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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게임결산③] 변화 꾀한 엔씨소프트... '성장통'에 앓았던 한 해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4.12.27 2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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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경영' 체제 일신... 공동대표 선임하는 동시에 김택헌·윤송이 윗선에서 물러나
장르 다각화에 많은 힘 쏟았지만... 마땅한 성과 내지 못하며 프로젝트 종료 및 축소
결국 인력 감축 카드 꺼내 들었다... 비용 효율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 통한 활로 모색중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진=엔씨소프트]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올 한해 엔씨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변화’다. 창사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인선의 큰 변동이 생겼다. 이와 함께 2009년 엔씨에 합류한 김택헌 前 수석부사장이 회사를 떠났으며, 엔씨웨스트 대표직을 맡고 있던 윤송이 前 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가족 경영 체제에 종지부가 찍혔다. 

이와 함께 MMORPG 위주의 게임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자 했다. 빠르고 효율적인 게임 제작을 위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도 선택했다. 이에 ▲’쓰론 앤 리버티’의 사업을 담당하는 퍼스트파크게임즈(대표 최문영) ▲’LLL’의 사업을 담당하는 빅파이어게임즈(대표 배재현) ▲’택탄’의 사업을 담당하는 루디우스게임즈(대표 서민석)등이 자회사로서 설립됐다. 

동시에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개발사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우리나라 소재의 게임사의 경우 ‘브레이커스’를 개발하고 있는 빅게임스튜디오, 3인칭 타임 서바이벌 슈팅게임 ‘타임 테이커즈’, 온라인 액션 어드벤처 게임 ‘그레이’ 등을 제작하고 있는 ‘미스틸게임즈’에 투자했다. 해외 소재의 게임사는 ▲Virtual Alchemy ▲Moon Rover Games 등 유럽에 적을 두고 있는 게임사에도 손을 뻗쳤다. 

다만 이들은 미래를 내다본 투자인 만큼, 이와 관련된 직접적인 성과는 아직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 대신 올해 3분기 12년만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뼈 아픈 부진을 기록했다.

이는 ‘리니지’ IP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새로운 게임을 발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엔씨는 리부트 서버 등의 업데이트를 통해 하향세를 그리던 ‘리니지M’의 매출을 끌어 올렸으나, ‘리니지W’의 성적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틀크러쉬’, ‘호연’ 등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작품들도 신통치 못한 성적표를 받아 들였다.

호연. [이미지=엔씨소프트]
호연. [이미지=엔씨소프트]

‘배틀크러쉬’는 스팀 플랫폼 내 동시 접속자 수가 100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호연’ 역시 기대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흥행세를 보여주면서 엔씨의 적자 기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3분기 엔씨는 마케팅비로 총 487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분기 대비 180% 증가한 수치다. 이는 ‘호연’이 시장에 나온 시기와 겹친다. 홍원준 엔씨 CFO 역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신작에 쓴 마케팅 비용에 비해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면서 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배틀크러쉬’는 지난 달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종료됐으며 개발팀도 해체됐다. ‘호연’ 개발팀 역시 크게 감축됐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M ▲미니버스 ▲도구리 어드벤처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빛을 못보고 무산됐다. 

연말에 출시된 ‘저니 오브 모나크’는 사전 예약 단계에서 8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이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오동환·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니 오브 모나크’는 기존 방치형 RPG 대비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만큼 추가 매출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라 예측했다. 27일 기준 해당 게임은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매출 순위 17위, 26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편 엔씨는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블레이드&소울2’, ‘리니지2M’의 중국 서비스가 예정돼 있다. 다수의 한국 게임을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텐센트와 손잡았다.

이와 함께 베트남 종합 IT기업 VNG와 합작 법인 ‘NCV GAMES’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주요 6개국에 엔씨의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쓰론 앤 리버티’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반등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해당 게임은 스팀 플랫폼에서 최고 동시 접속자 수 33만6300명을 기록하는 동시에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에서 최고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 받아 스팀 ‘베스트 오브 2024(Best Of 2024)’ ▲최고 매출(Top Sellers) ▲인기 출시작(New Releases) ▲최다 플레이(Most Played) 등 3개 부문에서 ‘골드’ 등급으로 선정됐다. 

동시에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 효율화도 꾀하고 있다. 홍원준 엔씨 CFO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본사의 인력 구조 개편을 통해 재직 인원을 3천명대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며 “이러한 작업을 4분기에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새로운 비용 구조를 가지고 갈 것”이라 밝혔다. 

또한 내년에는 ‘아이온2’, ‘LLL’, ‘택탄’ 등 규모가 큰 게임들을 연달에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 게임들의 성과가 내년 엔씨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엔씨 측에서 ‘아이온2’를 통해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해당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오동환·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쓰론 앤 리버티’가 MMORPG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상징하는 만큼 내년 ‘아이온2’의 흥행 가능성은 유효하다”며 “내년부터 신작 매출 반영을 통해 2천억원 수준의 영업 이익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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