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에 맞선 삼성 '갤럭시 체험' 마케팅...네티즌 "차라리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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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에 맞선 삼성 '갤럭시 체험' 마케팅...네티즌 "차라리 안한다"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1.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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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체험비용 5만원인 셈, 반납 조건도 까다로워...마케팅 효과 기대 이하

아이폰X(텐) 출시에 맞춰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삼성전자가 진행하는 갤럭시S8, 갤럭시노트8 체험 마케팅이 사용자들로부터 혹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의 제품 경쟁력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지만 체험 프로그램의 혜택이 없고, 참여하는 사용자들도 부담을 느끼는 조건이라는 평가다.  

지난 22일 삼성전자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가 갤럭시노트8 또는 갤럭시S8을 구매해 한 달간 사용해 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1만명 한정으로 진행되는 체험 프로그램에 당첨되면 사용자는 참가비 5만원과 함께 해당 제품을 정상 가격에 구매해야 한다. 한 달 후 계속 사용을 원하면 참가비 5만원을 환불해 주고, 4만4000원 상당의 JBL GO 블루투스 스피커 증정 및 디스플레이 파손보험 혜택을 준다.

반납을 원하면 처음 구매 당시 결제했던 기기값은 돌려받을 수 있지만 참가비 5만원은 환불되지 않는다. 한 달 체험료 5만원인 셈이다.  

반납 기준도 까다롭다. 전원 및 통화 기능이 정상이어야 하고, 강화유리, 터치, 액정이 정상이어야 한다. 외관 파손 및 찍힘도 없어야 원활한 반납이 가능하다. 반납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삼성 서비스센터에서 유상수리 후 반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정책에 국내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체험단 모집인척 하며 판매하는 것 같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체험프로그램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사진제공=온라인 캡처>

삼성전자는 지난 2일 갤럭시노트8 메이플골드 색상을 새롭게 선보이며 '컬러 마케팅'을 강화했다. 이 역시 애플의 아이폰8, 아이폰X 출시에 앞서 고객을 확보하려는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됐다. 여기에 더해 '갤럭시 체험 프로그램'을 새롭게 들고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유튜브에 10년간 아이폰을 쓰던 사용자가 불편함을 느끼로 갤럭시노트8을 구매한다는 내용의 '비방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약 1분여의 영상에서는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를 쓰는 남성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를 사용하는 여성을 대비하며 아이폰의 단점을 지적했다. 말미에는 아이폰X의 상단 디스플레이 M자형 디자인을 'M형 탈모'로 조롱하는 듯한 내용도 포함됐다. 

반면 갤럭시 시리즈는 애플보다 먼저 S펜기능, 방수방진, 무선충전 등을 도입한 점을 들며 삼성전자의 혁신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무리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위지만 J 시리즈, A 시리즈 등 중저가 보급형 모델 판매량에 힘입은 바가 크다. 500달러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런 경향은 스마트폰 시장 이익점유율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BMO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업이익의 103.6%를 차지했다.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대부분 적자를 냈다는 의미다. 2015년까지 애플의 영업이익 점유율은 80~90%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로 인한 단종 사태로 인해 사상 최초로 애플이 영업이익 점유율 100%를 넘어섰다. 

올해도 지난해 만큼은 아니지만 애플은 전세계 영업이익의 70% 가량을 독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8~10월)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익을 거둔 기업은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등 3개사가 전부다. 애플이 72%, 삼성전자가 24%, 화웨이가 7%를 차지했다. 

아이폰X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 애플이 가져가는 영업이익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계속되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을 넘어서기 어려운 삼성전자가 영업이익률이 높은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애플을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갤럭시노트8의 국내 판매량이 48일만에 100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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