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8개월 만에 인도 또 방문 '전기차 전략'...머스크 테슬라 CEO, 모디 총리 면담 '연말로 연기'
상태바
정의선, 8개월 만에 인도 또 방문 '전기차 전략'...머스크 테슬라 CEO, 모디 총리 면담 '연말로 연기'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4.25 0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의선, 현대차 인도법인 전격 방문...테슬라 전략 의식한 듯
...현대차 인도법인, 현지 상장 계획에도 관심
- 현대차, 10년간 인도 전동화 전환에 4조원 투자 계획 나서
- 머스크, 이달 인도 방문 계획 연기... 20억~30억 달러 투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 싱가포르 등 글로벌 사업 현장을 찾아 경영에 나선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인도 방문 계획이 연기되면서 서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가 인도에 전기차 공장 구축을 위한 행보에 돌입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인도 시장 전략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정의선 회장의 인도 방문은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현대차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차그룹 안팎의 소식통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의 신도시 구루그람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법인을 전격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정의선 회장의 인도 방문은 작년 8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초 하반기 출장이 예상됐으나 테슬라의 인도 전기차 시장 진출 전략 등에 따라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인도 현지 생산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 공급업체를 확정하고 현지 전동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8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인도의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전기차 배터리셀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양희원 사장과 엑사이드 에너지 최고경영자(CEO)만다르 브이 데오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양희원 사장은 "인도는 향후 전동화 확대가 기대되는 중요한 시장으로, 초기에 배터리 현지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머스크 테슬라CEO

현대차가 인도 현지 배터리 공급 1호 업체로 선정한 엑사이드 에너지는 인도 납산 배터리 점유율 1위 기업인 엑사이드 자회사다.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 2022년 설립했다. 엑사이드 에너지는 올해 말 전기차용 배터리셀을 선행 양산한다. 현대차·기아가 인도에서 생산할 전기차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엑사이드 에너지와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에서 양산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인도 첫 생산 차량용 배터리의 품질 확보에 최우선 순위를 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후 1998년 9월 남부 타밀나두주(州) 첸나이공장에서 첫 모델 쌍트로를 생산하며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엔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현지 생산시설을 확충했다. 

현대차·기아의 시장 점유율 약 20%이며,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 인도 전략형 모델인 엑스터가 '2024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3~2032년 10년간 인도 전동화 전환에 약 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생상은 2025년경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작년 8월 인도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8월 인도 방문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인도기술연구소가 인도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의선 회장의 이번 인도 출장은 현대차 인도 법인의 주식시장 상장 및 투자 확대 가능성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월 현대차그룹이 올해 말 인도법인 IPO를 위한 초기 단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당시 공시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해외 자회사 상장 등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상시로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8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전동화부품구매사업부 정덕교 상무(왼쪽부터), 엑사이드 에너지 최고경영자(CEO)만다르 브이 데오,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양희원 사장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지난 4월 8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전동화부품구매사업부 정덕교 상무(왼쪽부터), 엑사이드 에너지 최고경영자(CEO)만다르 브이 데오,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양희원 사장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업계에선 현대차 인도법인이 250억~300억 달러(약 34조~41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후 IPO를 통해 최소 30억 달러(약 4조10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관측한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 출장을 마친 후 곧바로 싱가포르로 건너가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현장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준공한 HMGICS는 최첨단 제조기술과 미래모빌리티 연구·실증 기능 등이 접목된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인도 방문 계획을 연말로 연기했다. 

머스크 CEO는 당초 이달 중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머스크 테슬라CEO가 이달 중 인도 방문 계획이었으나 연말로 연기됐다

머스크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안타깝게도 테슬라의 매우 무거운 의무로 인해 인도 방문이 연기됐지만 올해 말 방문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자국에 5억 달러(약 6907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3년 내 현지 생산을 시작하는 업체에 3만5000달러 이상의 전기차를 연간 8000대까지 관세 15%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약속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테슬라는 20억~30억 달러(약 2조6000억원~4조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 설립을 위해 인도 서부의 마하라슈트라주(州)와 구자라트주, 남부의 타밀나두주 같은 기존 자동차 공장들이 있는 지역 부지를 물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