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A-르노 합병 '불씨' 재점화...프랑스 정부 "합병은 여전히 훌륭한 기회, 관건은 르노·닛산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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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르노 합병 '불씨' 재점화...프랑스 정부 "합병은 여전히 훌륭한 기회, 관건은 르노·닛산 관계"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6.1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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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 최근 FCA-르노 합병 관련 긍정적인 입장 계속 내놔
관건은 르노의 연결 자회사인 닛산의 입장, 르노의 '닛산 달래기' 성공해야 합병도 성공
FCA와 르노 합병 불씨가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다만, 합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닛산의 입장이 바뀌어야 한다. <Nikkei Asian Review 캡처>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이 FCA-르노 간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계속 내놓으며, 합병 논의에 불을 다시 지피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르노는 FCA-르노 합병 논의의 핵심 관계자인 닛산의 지분 약 44%를 갖고 있다. 

10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브뤼노 르 메르 장관은 "FCA와 르노 간 합병은 여전히 훌륭한(beautiful) 기회"라며 "합병을 통해 미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기 관련 기술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르 메르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방문한 도쿄에서 나왔다. 

하지만 르 메르 장관은 합병 논의 과정서 FCA를 불편하게 만든 프랑스 정부의 요구 사항에 대해선 "어떤 것도 변한 게 없다"며 합병 조건을 다시 한 번 명확히했다. 

◆ 명확해진 프랑스 정부 입장 "르노는 FCA와 합치고 싶다...단, 닛산의 동의를 구한 뒤" 

지난 합병 논의서 프랑스 정부는 르노 노조가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며 반대를 표하자 ▲프랑스 내 일자리와 생산시설 유지 ▲르노-닛산 제휴 틀 안에서 합병 진행 등을 FCA에 요구했었다.

하지만 닛산에서 FCA와의 합병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프랑스 정부는 닛산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합병안 수용 결정을 연기했고, FCA는 결국 합병 논의를 철회했다. 

FCA와 르노 간 합병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닛산의 입장'이라는 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 FCA와 르노 간 합병 논의 과정서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최고경영자는 합병 논의가 진전을 이루더라도 닛산이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8일 르 메르 장관이 "다른 업체와의 제휴를 모색하기 전에 닛산과 더 가까운 관계를 추구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닛산의 협조 없이는 FCA와 르노 간 원할한 합병 논의가 이뤄질 수 없음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르 메르 장관은 프랑스 정부의 르노 지분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닛산에서 그간 프랑스 정부가 르노를 통해 우회적으로 닛산을 좌지우지하는 것에 불쾌하게 여긴 것을 고려한 발언이다. 

왼쪽부터 르 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CEO.

르노는 닛산 지분 약 44%를 소유하고 있고 의결권도 갖고 있지만, 닛산은 르노 주식의 15%만 소유하고 있고 의결권을 갖고 있지 않다. 자본 관계상 닛산은 르노의 연결 자회사이기도 하다. 닛산엔 르노 출신 임원이 흔하지만 르노엔 닛산 출신 임원이 적은 것도 이 같은 관계 때문이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르노보다 닛산이 커, 닛산 쪽에서는 르노와의 '힘의 불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알게 모르게 꾸준히 기울여 왔다. 그게 이번 르노의 FCA와의 합병 추진 과정서 수면 위로 올라온 것. 

한편, 현재 닛산은 르 메르 장관의 잇따른 최근 발언에 대해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카를로스 곤 닛산 전 회장의 해임 뒤 구성된 이사회에 대해 닛산의 최대주주인 르노가 승인을 하지 않고 있어, 르노와 닛산 간 관계 회복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르 메르 장관이 FCA-르노 간 합병은 여전히 멋진 기회라고 발언한 날,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 CEO는 "의견 차이가 있다면,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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