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택시·공유경제 갈등 "무례하고 이기적" 비난...이재웅·이찬진 IT업계 반발 "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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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택시·공유경제 갈등 "무례하고 이기적" 비난...이재웅·이찬진 IT업계 반발 "황당하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5.22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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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와 공유경제 IT 신산업계 간 갈등에 '갑툭튀' 최종구 발언..."비판하지 않아야 예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실시간 차량공유서비스 '타다'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VCNC'의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를 향해 "무례하고 이기적이다"라고 작심 비판하자 이재웅 대표는 물론 IT업계를 비롯 신산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 등 신산업과 전통산업의 갈등에 대해 정부는 지금까지 사실상 당사자 간 스스로 갈등을 조정하는 '이해관계자 대타협'을 강조하며 뒷짐을 져왔다.

이런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가 갈등을 지지부진하게 끌며 결과적으로 신산업 발전에 장애가 돼 왔다.

그런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발언이 문제가 된 셈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과 이재웅 쏘카 대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2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협약식'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도중 "내가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었다"며 "(이재웅 대표가) 택시업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거친 언사를 내뱉고 있는데, 이건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이 대표의 발언이 "결국 '나는 달려가는데, 왜 못 따라오느냐'라고 하는 것인데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무례'와 '이기적'이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하며 이 대표에 대해 거칠게 비난했다. 

이어 "택시업계가 공유경제라든지 이런 혁신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 크게 입는 계층인데, 이분들이 기존 법과 사회 질서 안에서 자기의 소박한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분들"이라며 "그분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웅 대표 페이스북

그러자 이재웅 쏘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갑자기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며 "어찌되었든 새겨듣겠습니다"라고 반응을 보였다. 

최 위원장의 거친 발언이 알려지자 IT업계 등 신산업 관계자들은 "황당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글과 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포티스 대표는 "부총리님을 비판하면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거군요. 비판하지 않아야 예의 바르고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이 되고요"라며 "부총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최 금융위원장님께 뭐라고 말씀하실지 궁금해지네요"라고 최종구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찬진 대표의 이러한 반응은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웅 대표가 혁신성장과 관련해 주고받은 '의지 논란'을 염두해 둔 발언이다. 

지난 2월 홍남기 부총리가 공유경제 문제에서 이해관계자 대타협을 강조한데 대해 이재웅 대표는 "어느 시대의 부총리 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4월 기획재정부 내 혁신성장추진단에 민간본부장이 없는 것과 관련해 "전임 본부장이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면 할 수 있지 않았겠나 생각한다. 본인 의지만 있었다면"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이재웅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지난해 8월부터 혁신성장추진단의 전신인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을 맡다가 그해 12월 홍 부총리 취임 직후 사임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재웅 대표는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 혁신성장을 더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이렇게 혁신성장이 더딘 것은 부총리 본인 의지가 없어서일까요? 대통령은 의지가 있으시던데"라고 대응했다. 

신산업과 전통산업의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둘을 중재하는 대신 최종구 위원장을 필두로 '태도 지적'에 나서자 IT업계를 비롯 신산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찬진 대표 페이스북

앞서 이찬진 대표는 "정부는 민주당은 그리고 전현희 의원님은 어디에서 뭘하고 계신가요? 빨리 그리고 열일해 주셔야 하는데... ㅠㅠ"라며 "그리고 정부든 모빌리티 업체든 혹은 함께든 어느 정도 택시 면허는 사들여서 감차해 주셔야 할 듯 하네요"고 정부의 무책임을 비판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마부가 택시에게 자리 뺐겼을 때 마부 편들고 있었으면 자동차 산업이 살아 남았겠느냐? 그랬든 아니든 결국 마부는 없어졌다"며 "지금과 같은 공유경제 및 신산업이 들어오면 택시기사도 마부와 같은 신세 아니겠는가. 이걸 막고 있는 건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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