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발행어음 시장 가세 초읽기...박정림·김성현 대표 IB사업 강화 본격행보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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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발행어음 시장 가세 초읽기...박정림·김성현 대표 IB사업 강화 본격행보 나설듯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9.05.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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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사진=녹색경제신문DB

KB증권의 발행어음사업 진출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초대형IB로서의 행보에 물꼬가 트이게 됐다. 다만, 녹록치 않은 경제금융여건으로 마땅한 운용처를 찾기 쉽지 않은 만큼 박정림, 김성현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지게 됐다.

녹록치 않은 국내외 경제·금융여건의 배경에는 미중무역분쟁에 따른 대외불확실성 증가, 1분기 마이너스 국내 성장률, 부동산 경기침체, 제조업 부진, 환율상승과 증시부진, 수년째 역성장하고 있는 코스피 IPO 시장 등 온갖 악재가 깔려있어 개별회사가 헤치고 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아예 올해 금융투자회사의 부동산금융 등 잠재리스크 증가를 중점 모니터링대상으로 선정할 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최종결정은 15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증선위에서는 KB증권의 최대주주 대표자에 대한 은행권 채용 비리 수사가 자본시장법 시행 규칙상 심사 중단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그러나, 증선위는 최대주주 대표자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이에 불복한 항고에 대한 서울 고검의 기각 등을 고려해 심사중단 사유로 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지난해 9월 서울고등검찰청 기각 처분에 불복해 재항고가 제기된 사실을 고려해 금융위 상정 전에 비상대비 계획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업계는 KB증권이 납득할만한 비상대비 계획안만 제시하면 무리 없이 금융위 정례회의도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전담팀을 꾸리며 만반의 준비를 해왔던 KB증권은 계속 결정이 보류되면서 사업계획과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었다.

단기금융업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가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을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할 수 있는 업무다. 

금융당국은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기 위해 초대형투자은행(IB) 육성에 나섰고, 단기금융업을 초대형IB의 핵심 업무 중 하나로 내세웠다.

KB증권은 2016년 말 옛 현대증권과 합병하면서 자기자본 4조원 기준을 충족하고 이듬해 7월 금융위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합병 전 현대증권이 자전거래로 영업정지를 받은 전력이 문제가 돼 지난해 1월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그해 5월 제재 효력이 해소되면서 기회가 왔지만 얼마 후 직원 횡령사건이 발생하면서 12월이 돼서야 인가를 재신청했다.

사업 인가가 가시화되면서 발행어음 시장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함께 3강 구도로 재편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지난해말 기준 4조2000억원, NH투자증권은 1조 8000억원이다.

KB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2500억원, 순이익으로 189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2.59%, 19.4% 감소했다. 지난해 다른 대형증권사들의 양호한 실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처해 있어 반전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이번 인가를 계기로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나설 예정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은행 예금 이자보다 높은 금리로 고객 유치 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투자자금으로 활용된다.

(사진왼쪽부터)  KB증권 박정림 대표이사, 김성현 대표이사

올해 취임한 박정림 사장과 김성현 사장에게도 본격적으로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된다. 

각자 맡은 자산관리부문과 투자금융부문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확대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박정림 사장은 발행어음상품 개발과 준비에 주력해 인가와 동시에 다음달에는 본격적인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김성현 사장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운용하는 역할을 맡아 중소, 중견기업 등 새로운 투자처를 적극 확대하고 투자방식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30여 년간 IB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김 대표는 KB증권의 강점인 DCM(채권발행시장) 부문을 기반으로 ECM(주식발행시장)과 인수금융, M&A 비즈니스 등 IB 전 분야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B증권이 세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시장에 참가하면서 올해 발행어음 시장은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KB증권의 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준비해온 사업인 만큼 최종 결정이 나면 시장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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