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잘 나가는데 수수료이익은 안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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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잘 나가는데 수수료이익은 안 나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4.2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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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우리카드

우리카드(대표 정원재)가 지난해 3,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순수수료 손실의 늪에 빠져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단 기간 300만 장 돌파 '정원재 카드'...3분기 연속 순수수료 손실 이어가

우리금융그룹(회장 손태승)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70.8% 하락한 약 74억 원의 순수수료 손실을 기록했다. 순수수료 손실은 수수료수입보다 수수료비용이 더 크다는 의미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순수수료 손실을 입어 수익성 악화 추세를 이어갔다. 특히, 우리카드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카드의 정석' 시리즈에 수수료비용을 대거 투입하면서 손실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카드의 정석'은 지난 한 해 출시한 카드상품 중 최대 발급량을 기록할 정도로 발급속도가 빨랐다. 올해 3월에는 출시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최단 기간 내 누적 발급량 300만 장을 돌파하면서 '정원재 카드'라고 불리며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그만큼 카드모집인 비용 증가 등 수수료비용이 늘면서 지난해 3, 4분기 수수료 수익이 악화되는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수수료비용은 2분기 1,420억 원에서 3분기에 1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1,518억 원을 기록해 6.9% 상승했다. 이어 4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140억 원 이상 급증한 1659억 원으로 9.3% 늘었다.

반면에 3분기 수수료수입은 1,470억 원을 기록해 49억 원의 순수수료 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4분기에는 수수료수입 1542억 원으로 118억 원의 순수수료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여파는 올해 2월 1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정책과 함께 지난 1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수수료수입은 1,32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14% 감소했다. 수수료비용도 1,398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5.7% 줄었지만 순수수료 손실을 피하진 못 했다.

총자산이익률(ROA),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 지표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ROA는 1.03%로 전년 동기 대비 0.76%포인트 하락했고, NIM은 9.38%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2%포인트 낮아졌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9% 하락한 240억 원을 거뒀다.

(왼쪽에서 다섯 번째)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왼쪽에서 네 번째)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우리카드)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 확보 시급...우리카드, 업계 지각변동에 '긴장'

우리카드가 처한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문제는 2분기부터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인한 타격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반면, 단기간 내에 수익성 개선의 묘안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카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카드업계 전체가 직면한 위기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높이거나 신사업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외에는 당장 뾰족한 해법이 없다. 수익성 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올해 금융지주로 전환한 우리금융그룹 내에서 우리카드가 맡은 역할은 막중하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일 우리카드 창립 6주년 기념식에서 "금융그룹의 실적이 비은행 계열사에 의해 판가름나고 있다"며, "카드사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비은행 계열 수익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임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유력 인수 후보로 급부상한 가운데 인수에 성공하면 우리카드는 카드업계 최하위권으로 처지게 된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8.5%로 10% 미만에 그쳐 하나금융그룹의 롯데카드 인수 시 차상위권과의 격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당국의 마케팅비용 규제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는 반면 향후 등장할 M&A 매물도 없을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돌파구가 마땅찮은 상황이다.

우리카드는 다른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빅데이터 활용, 비대면 채널 강화, RPA(로봇업무자동화) 도입 등 디지털 전환에서 해법을 찾고 경영 효율화에 전사적인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고비용 구조의 조직 내 문제점을 저비용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과제를 풀고,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경영진을 비롯해 임직원 모두가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매진해 왔다"며 "올해 경영목표가 내실 경영인 만큼 비용 절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번 2분기부터는 반드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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