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그룹, 창업 1~2세 총수경영 4명만 남았다...이재용·정의선·구광모·정용진 3~4세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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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그룹, 창업 1~2세 총수경영 4명만 남았다...이재용·정의선·구광모·정용진 3~4세 '세대교체'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4.10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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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3~4세 경영체제 고려 시 1~2세 경영자 '신동빈·김승연·이중근·박현주' 4명 뿐

조양호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재계 세대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대 그룹 중 창업 1~2세대는 6명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을 세운 창업 1세대와 그룹을 도약시킨 2세대에 이어 3~4세대가 재계의 중심세력으로 탈바꿈했다는 의미여서 앞으로 세대교체 바람은 더 거셀 전망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14위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20대 그룹 내에서 현직에서 활동하는 1~2세대 경영인은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5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8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11위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 16위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20위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 등 6명만 남게 됐다.  

이 중에서도 사실상 3~4세가 총수 역할을 맡은 경우까지 고려하면 창업 1~2세 경영자는 신동빈, 김승연, 이중근, 박현주 등 4명 뿐이다.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1~2세 경영자 현황 살펴보니...1년 사이 3~4세 세대교체 '물결'

재계 관계자는 "이들 6명 중에서도 예외적인 사례를 빼면 이미 세대교체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 대신 아들인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4)은 지난 2011년 회장직에 취임한 지 채 10년이 안 된다는 점에서 아예외적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78)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62)은 창업주다. 더욱이 2세 경영구도 마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1년 사이 삼성,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을 중심으로 3~4세 경영체제가 안착되기 시작했다. 

3~4세 경영체제 뉴리더 '트리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내외 존재감을 확실히 과시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3세 경영체제로 삼성그룹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재용 부회장을 총수(동일인)로 지정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반도체 시장 악화 등에 대처해야 한다. 국정농단 최종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등 대내외 악재 해결이 관건이다.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이후 3세 경영체제를 차근차근 안착시키고 있다. 지난달 주주총회를 거치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자리매김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9일 인도 출장길에 오르는 등 국내외 실적 악화에 대응한 현장경영에 쉴 새 없이 바쁘다. 

재계 3위 SK그룹은 지난 1998년 최종현 회장 타계 이후 최태원 회장 3세 경영체제로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최태원 회장은 이제 재계 뉴리더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재계 4위의 LG그룹은 지난해 5월 구본무 회장 타계 후 구광모 회장의 4세 경영체제를 열었다. 주요 그룹에서 별 잡음없이 가장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했다. 선대회장의 정도경영을 바탕으로 빠르게 대내외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올해 5월 공정위는 구광모 LG 회장 등을 총수로 지정할 계획이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 임기 3년 후 4세 경영체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4세 경영을 이끌 후보군으로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 3세 경영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형제 중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후계구도를 이룬다.

두산그룹은 지난 2016년 박정원 회장으로 4세 경영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당시 두산은 재무건전성 악화와 실적 부진에 시달렸지만 박 회장 취임 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회장이 있지만 3세 정용진 부회장이 사실상 이끌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동갑내기' 닮은 꼴 운명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항공업계 라이벌이면서 최근 경영상 '동병상련' 관계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좌),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조양호 회장 타계 후 한진그룹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경영승계가 유력하다. 하지만 2000억대 상속세와 경영권 분쟁 가능성 등이 위협요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너인 박삼구 회장이 지난달 28일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한정의견’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으로의 경영승계가 유력하지만 유동성 위기로 자구책 마련 등 대내외 상황이 만만치 않다.

박세창 사장과 조원태 사장은 '45세 동갑내기'로 '닮은꼴 운명'이라는 말이 나온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이웅열 회장에 이어 아들 이규호 전무가 4세 경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효성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3세인 조현준 회장이 이끌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과거 황제경영 총수와 달리 젊은 리더의 등장 이후 수평적 기업문화 변화 등이 실감난다"며 "과거 총수 시대의 과오가 있겠지만 새로운 리더십이 자리잡으면서 직원들도 열심히 해보자는 의지와 함께 미래를 향한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재계는 4차산업혁명의 파고와 함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이는 1~2세 황제경영 총수 시대가 저물고 3~4세 수평적 리더십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선택 아닌 필수다. 과연 재계 3~4세 시대에 누가 어떤 성과로 변화를 이끌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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