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고려아연' 韓 증시 경영권 전쟁 격랑...'거대자본' 두고 기대와 우려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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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고려아연' 韓 증시 경영권 전쟁 격랑...'거대자본' 두고 기대와 우려 충돌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5.01.22 2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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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웨이·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장 된 한국 시장
- 창업주 가문 중심 경영 변화...기업가치 제고 둘러싼 갈등 심화
- PEF 경영권 인수 두고 정재계 우려 커져
티웨이항공, 인천-시드니 노선 취항 1주년[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사진=티웨이항공]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는 고려아연과 티웨이항공의 경영권 분쟁을 두고 기업가치 훼손 우려와 지배구조 개선 기대가 맞서고 있다. 특히 PEF의 경영 참여가 확대되면서 기업 경쟁력 강화와 단기 수익 추구라는 상반된 시각이 충돌하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21일 신한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법원이 영풍 측의 의안상정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 도입이 무산됐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와 미국 캘퍼스(CalPERS)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며 46.7%의 지분으로 고려아연 측(39.2%)을 압도했다.

항공업계에서도 새로운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지분 26.77% 확보를 위해 1897억원을 투자했으며,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예림당(30.07%)과의 지분 격차는 3%포인트에 불과하다. 대명소노그룹은 20일 나성훈 부회장을 포함한 기존 경영진의 퇴진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며 경영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국내 증시에서 경영권 분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기업가치 훼손과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싼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24년 10월 발표한 '국내 PEF의 가치제고와 투자성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PEF 투자 기업의 기업가치 증가는 매출액 증가(73.3%)와 가치평가배수 상승(36.2%)에서 비롯됐으나, 이익률 감소로 기업가치가 9.5% 하락했다. 이는 매출액(38%), 이익률(6%), 가치평가배수(56%) 모두에서 긍정적 성과를 거둔 해외 PEF와는 상반된 결과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PEF는 성장성 요인이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해외보다 컸지만, 수익성 요인은 해외와 달리 오히려 기업가치를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1월 8일 국회 토론회에서는 더욱 근본적인 우려가 제기됐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모펀드가 기업을 정상화하는 노력보다는 비용 절감에 매몰돼 노동자를 대거 해고하고 단기 수익을 극대화하는 폐해들이 지적되고 있다"며 사회적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정환 한양대 교수는 "사모펀드가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1%"라며 부정적 여론을 지적했다.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산업계의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업계는 이번 경영권 분쟁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임유철 PEF운용사협의회 회장은 "바이아웃과 소수지분 투자를 막론하고, 투자 후 경영진과 긴밀히 협력해 전방위적 혁신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며 "오퍼레이션 밸류업 능력이 향후 PE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이 창업주 1~2세대에서 3~4세로 승계되는 과정에서 대주주 중심의 지배구조가 취약해진 회사가 많다"며 "이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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