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경매건수 18년만에 '최다'...감정가 8%에도 안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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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 경매건수 18년만에 '최다'...감정가 8%에도 안 팔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4.05.0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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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전세사기에 빌라 기피 현상
빌라 경매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녹색경제신문DB]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녹색경제신문DB]

전세사기 여파로 인해 서울에서 빌라 경매 매물이 무더기로 나왔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빌라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빌라가 경매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총 1456건이었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2006년 5월 1475건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았다.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지난 2022년 말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 10월(1268건) 1000건을 넘어선 뒤 7개월 연속으로 1000건을 웃돌고 있다.

이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금리 상승이 시작되고 상반기까지 급등했던 전셋값이 이후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역전세와 전세사기 여파가 나타나면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대출을 갚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며 빌라 경매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경매 진행 건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빌라가 밀집해 전세사기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강서구가 536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양천구와 구로구는 각각 144건, 113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관악구(85건), 금천구(87건), 은평구(69건), 강북구(59건), 성북구(45건)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지난 달 주인을 찾을 물건은 218채로 낙찰률은 15%에 불과했다. 업계는 역전세와 전세사기에 따른 빌라 기피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는 지난달 25일 감정가(2억8900만원)의 8.6% 수준인 2482만5000원에 경매가 진행됐지만 응찰자가 없었던 탓에 13번째 유찰을 기록했다. 11차례 유찰을 거듭했던 화곡동의 또 다른 빌라도 최근 감정가의 9% 수준인 2688만6000원에 경매가 진행됐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한편 경기 지역에서도 빌라 경매 매물 급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달 경기 지역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총 975건으로 지난 2006년 12월 1007건 이후 가장 많았다.

업계는 전세값이 급등했던 2021년 전후 높은 보증금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던 물량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을 고려하면 빌라 경매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빌라를 선호하는 구매층이었던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최근 빌라는 절대 구매해선 안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경매 시장에 빌라 매물이 계속 유입될 것을 고려하면 빌라 매수세가 회복되기까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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