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에서 지난달 요구불예금 30조 증발...어느 투자처로 이동했나 살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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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에서 지난달 요구불예금 30조 증발...어느 투자처로 이동했나 살펴봤더니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5.08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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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4월 요구불예금 약 616조원
전달 대비 30조원 줄어
적금, 금, IPO로 자금 이동해
"조달비용 상승할 수 있으나 큰 우려할 필요 없어"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시중은행에서 잠자고 있던 요구불예금 잔액이 전달 대비 30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증시가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고 코인시장도 하락을 거듭하고 있어 적금, 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16조3371억원으로 집계돼 3월 647조8882억원 대비 31조5511억원 줄었다. 지난 2월과 3월 각각 23조5536억원, 33조6226억원 증가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요구불예금은 일반 정기예금이나 적금과 달리 입금과 출금이 자유롭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만 금리가 0%에 가까운 만큼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보통예금과 파킹통장도 요구불예금에 포함된다. 

이처럼 요구불예금이 줄어든 데에는 다른 투자처를 찾아 떠난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의 4월 말 기준 정기적금 잔액은 32조4530억원으로 집계돼 3월 31조3727억원과 견줘 1조803억원 늘어났다. 

금을 찾는 투자자들 역시 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1~19일까지 국내 금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9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KRX 금 시장이 개장한 2014년 3월 이후 역대 최대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국지적 충돌로 국제 위기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규모 기업공개(IPO) 청약 역시 요구불예금이 줄어든 요인 중 하나다. 가령 4월 말 HD현대마린솔루션 청약 결과 청약 증거금에만 25조1000억원 규모의 잔액이 몰리기도 했다. 

이에 반해 주식과 코인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1~26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조2496억원으로 집계돼 3월 22조7428억원 대비 2조4932억원 감소했다. 대표적인 코인 시장 업비트의 경우 4월 말 기준 하루 거래량이 2조8700억원으로 나타나 지난 3월 5일 대비 20조 가까이 줄어들기도 했다. 

한편 요구불예금이 줄어들고 있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은 늘어날 예정이다. 은행은 요구불예금의 낮은 금리를 이용해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곤 한다. 요구불예금이 줄면 은행채 등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들여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조달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값이 최고점을 달리고 있지만 언제든지 꺾일 여지가 있다"면서 "요구불예금은 파도처럼 자연스럽게 늘고 주는 것이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큰 걱정을 할 필욘 없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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