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사고 골드뱅킹 개설하고… 치솟는 금값에 은행들, 금투자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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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 사고 골드뱅킹 개설하고… 치솟는 금값에 은행들, 금투자 ‘붐’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4.05.02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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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 금리 인하 전망에 금값 치솟아
은행 골드바 및 골드뱅킹 판매량, 개설자 급증
주요 중앙은행 금 사재기로... 당분간 금값 고공행진 전망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1㎏ 골드바 실물[사진=KRX금시장]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1㎏ 골드바 실물[사진=KRX금시장]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금 투자 수요가 커지고 금값도 연일 상승 중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금 간접 투자 방식 ‘골드뱅킹’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쟁 등 국제적 위기 상황일 때 안전자산으로 대표되는 금 투자 수요가 느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금값이 크게 뛰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각)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국제 금 선물가격은 2407.8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2400달러를 넘었다. 국내 금값도 마찬가지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순금 한 돈의 살 때 가격은 43만7000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지난 1월 말 가격(37만2000원)에 비해 17.4% 오른 금액이다.

치솟는 금값을 따라 금 간접 투자 방식의 일환인 ‘골드뱅킹’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조선 비즈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보유한 3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골드뱅킹 합산 계좌 수는 지난달 16일 기준 25만6136좌다. 지난 1월 말 합산 계좌 수가 25만2332좌였던데 비해 석 달 새 4000좌 가까이 늘었다. 잔액 역시 같은 기간 5718억원에서 6129억원으로 411억원이 늘었다. 

골드뱅킹은 실물 금을 사지 않고 소액으로도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투자 상품이다. 고객이 본인 계좌에 예금을 넣어 놓으면 국제 금 시세에 따라 자동으로 잔액이 변동된다. 금 가격이 오르면 잔액도 오르고 금 가격이 내리면 고객의 잔액도 떨어지는 금 시세 변동에 기반한 상품이다. 0.01g부터도 투자가 가능하고 원할 땐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하다.

은행의 골드바 판매도 늘었다. 골드바는 은행이 판매하는 실물 금이다. 파이낸셜 뉴스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기준 5대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골드바 판매 금액은 53억6876억원이다. 지난 2월과 3월의 골드바 판매 금액이 각각 약 66억원, 8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계속해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골드뱅킹의 경우 일반 예금이나 적금에 비해 위험성이 있다. 먼저 골드뱅킹의 본질이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다. 즉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 골드뱅킹의 금 가격은 국제 시세를 따라가고 원∙달러 환율을 반영하기 때문에 환율에 따라 가격이 변동된다. 원화가 약세면 이익이 크지만 원화가 강세인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

5대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이 안전자산이긴 해도 변동 폭이 꽤 있어 금융 고객에게 신중한 투자를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금리 인하 전망과 더불어 아시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 사재기를 이어가면서 당분간 금값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3월에만 16만 온스에 달하는 금을 보유고에 추가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22년 10월 기준 금 보유 잔고를 6264만 온스로 유지했지만 이후 금 보유 잔고를 계속해서 늘려 올해 3월 말 기준 7274만 온스까지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터키, 카자흐스탄 등의 중앙은행도 올해 들어 금을 추가 구매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사재기 현상에는 중동∙우크라이나 등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가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도 금값 전망을 높게 잡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지난 7일 인터뷰를 통해 “금 가격이 향후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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