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AI의 현실] KT기가지니·삼성 빅스비는 꼭 '삐' 소리 기다려 명령해야...알렉사·시리는 안 그런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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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AI의 현실] KT기가지니·삼성 빅스비는 꼭 '삐' 소리 기다려 명령해야...알렉사·시리는 안 그런데, 왜?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2.23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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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시리에게는 당연한 연속 명령
국내에 기술 있지만 '단가 싸움' 원인
"편의성 버리고 단가 선택...이해불가"
아마존이 출시한 스마트홈 컨트롤 패널인 '알렉사 에코 허브'. [사진=아마존]
아마존이 출시한 스마트홈 컨트롤 패널인 '알렉사 에코 허브'. [사진=아마존]

국내 음성인식 스피커(이하 AI스피커) 다수가 해외의 AI스피커는 기본으로 갖고 있는 기능도 장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단가 싸움'으로 추측된다. 사용자 편의성을 떨어뜨리는 단가 싸움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마존의 알렉사나 애플의 시리는 호출어(wake word)를 부른 후 쉬지 않고 바로 말해도 명령어가 인식되는 반면 KT의 기가지니, 삼성전자의 빅스비 등 국내 AI스피커 대부분은 반드시 ‘삐’ 소리가 난 뒤에야 명령어를 인식한다. 

기기가 호출어를 인지하고 기계음을 내보내기까지 길어봐야 3~5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3초도 긴 시간이다. 알렉사, 시리, 기가지니, 빅스비를 사용해봤다는 A씨는 “요리하면서 다 쓴 재료를 쇼핑리스트에 추가할 때 AI스피커가 유용하다”며 “요리할 때에는 1분 1초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 없는 알렉사나 시리가 편하다“라고 말했다. 

해외의 AI스피커에 호출어와 명령문을 연이어 말해도 되는 이유는 ‘바지인(barge-in) 기술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 관계자는 “흔히 ‘오디오가 물린다’고 표현하는 현상을 가리켜 ‘바지인’이라고 한다. 사용자의 호출어, 명령어에 외부 소리가 겹칠 때 시리나 알렉사는 바지인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바지인 기술이 있지만 단가를 이유로 생략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ETRI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바지인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만 소리 겹침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가 추가돼야 한다. 또 소프트웨어로 해결하는 것보다 하드웨어로 해결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제품 단가도 올라간다. 기술 하나하나가 단가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에게는 기가지니나 빅스비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생긴 셈이다. "AI스피커 종류가 하나 둘이 아니다. 가격도 대부분 부담스럽지 않은 선이라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것을 선택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단가를 이유로 편의성을 떨어뜨린 제조사의 선택이 이해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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