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한미금리차 시름 내려놓나 했더니...美 추가 인상 발언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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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한미금리차 시름 내려놓나 했더니...美 추가 인상 발언에 '깜짝'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6.15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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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앙은행 14일 기준금리 동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열어둬
역대 최대 한미금리차 또 벌어질까
증권가 “美 추가인상 가능성 낮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여지를 열어두면서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졌다. 역대 최대 폭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격차가 추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수입물가 회복 등에 악영향이 예측되는 지점이다.

다만 우려와 달리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결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경제 성장률, 물가 둔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연내 추가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떠오른다.

미 연준은 현지 시각 14일 기준금리를 연 5.0%~5.25%로 동결 결정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0차례 연속 이어진 인상 릴레이가 멈춘 셈이다. 여전히 물가가 목표치를 상회하나 금리인상 효과를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숨을 돌린 것도 잠시 연준은 연내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발표한 점도표에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은 연 최종금리 수준을 5.6%(중간값)로 제시했다. 연내 0.5%p 추가 인상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18명의 위원 중 0.5%p 이상의 인상을 내다본 이는 12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제롬 파월 의장은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이 연내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봤고 단 한 명도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약 점도표를 따라 두 차례 인상이 이뤄질 경우 한미 금리격차는 최대 2.25%p까지 벌어지게 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3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 현재 한미 금리차는 1.75%p, 역대 최대 폭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이 한미금리차를 경계하는 데는 환율 요인이 크다. 수익성이 높은 달러로 자금이 유출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증가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미국의 긴축 여파에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400원대를 돌파한 바 있다.

최근 금리 동결 후 다시 인상으로 돌아선 선례도 존재한다. 호주,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4월 금리를 동결했으나 물가, 임금 상승이 지속되자 인상을 재개한 바 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15일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이) 연말 정책금리 전망 점도표 상향,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호주, 캐나다 등이 금리인상을 재개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강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와 달리 미국 내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가가 안정화된 요인이 크다. 지난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0%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4.1%)를 소폭 밑돌았다. 이날 미 연준은 올해 물가전망치(헤드라인)를 기존 3.3%에서 3.2%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연준이 연내 최소 1~2차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은 분명하지만 6월 수정 전망치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금리동결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사실상 이번 FOMC로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연준이 낙관적으로 내다본 실업률이 내려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통화 긴축 불확실성, 고금리 상황 지속 등이) 4분기 중 실업률 상승 등과 같이 노동시장의 둔화라는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나 당사는 연말 실업률 상승에 따라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와 달리 한미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만큼 한은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할 요인이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와 관련해선 정말 부탁드리고 싶다. 금리 격차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며 “지난번 한미 금리차가 1.75% 벌어지면 환율이 절하될 것이라고 했는데 큰 틀로보면 경험적으로 격차 커졌음에도 환율은 지난 몇 주간 내려갔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6월 2일 이후 원·달러 환율은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어 외환부문 불안에 따른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으며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이 선택한 재가속의 배경도 대내 여건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연내 3.5%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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