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산은·해진공, 주주가치 제고 위해 나머지 영구채 어떻게 할 지 즉시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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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산은·해진공, 주주가치 제고 위해 나머지 영구채 어떻게 할 지 즉시 밝혀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11.02 10:12
  •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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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소액주주연대 "해진공, 영구채 주식 전환 공시 철회하고 공적자금 조기 상환해야"
- 산은, 이익 포기하면 배임이라더니 ...주식전환으로 1500억원 손실

국내 대표 원양해운사 HMM(대표이사 배재훈)의 영구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는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의 공시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나머지 영구채를 어떻게 할 지 즉시 밝혀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경실련 "해진공, 전환권 행사 포기하고 HMM 영구채 조기 상환 수용해야"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1일 <녹색경제신문>과 만나 "해진공은 전환권 행사를 포기하고 HMM의 영구전환사채 조기 상환 수용해야한다"며 "채무자가 국민에게 진 빚(공적자금)을 갚겠다는데,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과 해진공이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장악하고, 민영화를 가로막는 것은 관치금융이자 악덕 사채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일 시기상의 문제로 공시철회가 어렵다면, 나머지 영구채를 어떻게 할 지 즉시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MM 영구채 발행 현황 [자료=전자공시/경실련]

앞서 지난 26일 해진공은 지난 2017년 유동성 지원 및 경영정상화 목적으로 매입한 HMM의 제191회차 영구전환사채 6000억원에 대해 주당 7173원에 8364만7009주로 전환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정호철 경실련 간사는 "이로써 주주가치를 희석해 시가총액 1조원을 날렸고 3.5배의 지분이익(1조8600억원)을 약탈해갔다. 이는 정부가 영구 채무자의 고유 권한인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 조항)’을 부당하게 묵살한 것"이라며 "이는 경영정상화를 핑계 삼아 민영화를 포기하고 관치금융으로 사채권자 행세를 고집하는 것으로, HMM의 최대공동주주로서 '배임'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정 간사는 "산은과 해진공은 주식전환을 통해 HMM의 주주가치를 희석시켜 경영권을 장악하고 단계적으로 막대한 장기차익을 실현하려는 것은, 유동성 지원과 경영정상화라는 당초 목적을 망각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최근 상장에 나선 SM그룹(회장 우오현)에 저가로 HMM을 매각할 생각이라면 이를 포기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남아있는 영구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조속히 밝히고, 민영화를 위한 공개입찰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연대 "해진공, 주식전환 공시 철회하고 남은 영구채 조기 상환받아야"

HMM 소액주주들도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소통하는 네이버 카페 'HMM주주동호회'회원은 1만500명을 넘어섰고, 별도로 'HMM소액주주연대'라는 단체를 결성해 본격적인 주주권리 회복운동을 준비 중이라고 이 단체의 홍이표 대표는 밝혔다. 

부산에 있는 해진공 본사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선 HMM소액주주연대 회원들은 "해진공은 제191회차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공시를 철회하고 남은 영구채도 모두 조기 상환 받겠다고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홍 대표는 이날 "해진공은 산은이 보유한 지분을 매입해 소각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과도한 공매도를 견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MM소액주주연대 회원들이 해진공 본사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이동걸 회장 '이익 볼 기회 포기하면 배임'이라더니 1500억원 손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6월 14일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돈을 벌 기회가 있는데 이를 포기하면 배임"이라며 "이렇게 얻은 수익으로 다른 구조조정, 정책금융의 재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주가가 하락해 약 1500억원의 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종가는 4만6250원, 보유 지분은 17.32%(5514만3147주)로 총 평가액은 약 2조5504억원이었다. 1일 종가는 2만6750원, 보유주식수 1억119만9297주로 약 2조7071억원이다. 평가차액은 1500여억원인데, 3000억원의 공적자금 회수를 포기해 약 15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 6월14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703.93이었고, 지난주는 4567.28이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6조4445억원으로 2배 정도 늘었다. HMM은 3분기에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HMM 자체 요인으로는 주가가 하락할 이유가 없다. 

1일 기준 경쟁 해운사들의 지난 1년간 주가 변동 폭 [자료=구글 금융]

실제로 경쟁 해운사들과 비교하면 1년전에 비해 영업이익이 7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HMM의 주가 상승폭은 수에즈운하 좌초 사고로 큰 손실을 입은 에버그린에 비해서도 절반이 안된다. 경쟁사 중 HMM과 가장 비슷한 규모의 양밍해운에 비해서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HMM은 지난 1년간 양밍에 비해 신조선박이 훨씬 많이 늘었고, 1인당 영업이익이 40억원 수준으로 가장 높다.

지난 6개월간 HMM의 주가는 27.6%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다른 경쟁사의 주가는 모두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산은과 해진공은 주식전환을 통해 '이익을 볼 기회를 포기한 셈'이다. 

정호철 간사는 "국민의 혈세로 이뤄진 이동걸 산은 회장의 투자는 결국 실패한 것"이라며 "HMM 등 해운업계를 너무 얕잡아 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은이 지난 6월 주식을 전환하지 않고 공적자금을 회수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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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하 2021-11-03 21:40:02
정의는 살아있다..주주분들 화이팅이요

전성렬 2021-11-03 14:01:48
정부기관이 빨대짓이나 하고 있으니. .ㅠㅠ
더 이상의 빨대짓은 그만하고 빨리 영구채 계획 발표하고 매각 추진하라. 이미 HMM은 정상화 되었다.

아무개 2021-11-03 12:55:04
한진해운 망하게 한 놈들이나 공공기관의 본분을 망각하고 탐욕에 눈이 먼 이놈들이나 도찐개찐이다!

영구채상환 2021-11-03 08:55:13
도덕적해이가 극에 달하고 잿밥만 관심있다니 ㅉㅉ
좋은기사 계속 나오길 바랍니다~

수요일 2021-11-03 07:34:47
기자님 감사합니다.
답답한 마음을 알아주셔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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