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탄약고]韓, 세계7번째 SLBM 개발...핵잠수함 건조 착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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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탄약고]韓, 세계7번째 SLBM 개발...핵잠수함 건조 착수해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9.23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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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7번째로 SLBM 잠수함 발사에 성공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흔히 SLBM은 게임체인저로 불릴 만큼 군사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SLBM은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단계다. 특히 재래식 잠수함은 공기 보급을 위해 최대 20일이 지나면 수면으로 부상해야 하고, 이때 위치가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전략무기로 보기 어렵고, 미사일도 기존의 지대지 미사일은 현무Ⅱ를 개량한 것으로 본격적인 SLBM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하고 여러발의 SLBM을 탑재할 수 있다면, 국방력 강화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00톤급 도산안창호함 [사진=대우조선해양]

현대전 최종병기 SSBN, 핵잠+핵다탄두탄도미사일...전세계 6개국만 보유

현대전의 최종병기로 불리는 전략무기는 핵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이다. 해저 50~100M의 수심에서 발사되는 핵다탄두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24개까지 탑재한다. 8개의 핵탄두를 가진 트라이던트Ⅱ 미사일이라면, SSBN 1척에 최대 192개의 핵탄두를 싣고 다니는 셈이다. 러시아의 타이푼급 SSBN도 200여개의 핵탄두를 탑재한채 전세계 바닷속을 누비고 있다. 

사거리도 길다. 러시아의 SLBM인 R-29는 사거리가 1만2000KM로 알려져 있어 어느 곳에서 발사하더라도 지구상 원하는 곳 어디든 공격목표로 삼을 수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발사시험을 한 미국의 트라이던트Ⅱ도 사정거리가 약 8000KM에 이른다. 

지상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은 어느 나라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인지 파악할 수 있고, 그만큼 빨리 대비할 수 있지만, 해저에서 발사되는 SLBM은 어느 나라가 발사한 어떤 미사일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SSBN에서 발사되는 핵미사일은 다탄두여서 요격도 쉽지 않다. 

SSBN은 모두 핵추진잠수함이기 때문에 수면에 부상하지 않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SSBN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14척), 러시아(12척), 중국(6척), 영국(4척), 프랑스(4척), 인도(1척) 등이다.

탄도미사일을 탑재하지 않은 핵추진 잠수함은 SSN으로 구분한다. 미국은 50척 이상의 SSN을 보유하고 있다.  

잠수함에서 SLBM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국방부]

韓, 재래식 잠수함과 미사일...작전능력에 한계 있지만, 개발 가능성 열려

지난 20일 장창하 북한 국방과학원장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SLBM '현무Ⅳ-4'를 도산안창호함에서 시험발사한 것에 대해 '초보적 걸음마', '부실한 무기', '수백㎞ 정도의 사거리', '기껏 1~2톤 상용탄두 밖에 탑재 못해', '재래식잠수함서 운용된다는 데서부터 의미없는 자랑용', '자체 위안용'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한국의 SLBM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잠수함은 재래식이고, SLBM도 재래식 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잠수함의 잠항 속도, 심도, 기간이 모두 제한적이고 미사일도 핵다탄두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래식 잠수함으로는 세계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고, 우리 해군의 잠수함 운용능력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SLBM도 이번에 첫 잠수함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북한은 아직 잠수함 발사시험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은 미국이 문제삼지 않으면 기술적인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것이 여러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리고 만일 핵추진 잠수함만 있다면,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한반도 주변에서 재래식 SLBM도 충분한 위협이 된다. 

물론, SLBM도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수심 30M 발사에 성공해야 잠수함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나 러시아의 SLBM은 최대 100M 이상의 수심에서도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핵탄두 SLBM(북극성)을 보유했지만, 아직 잠수함 발사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북한의 잠수함 건조 능력이 한국보다 낫다고 보는 군사전문가도 없다.

만일 우리 해군이 북한 잠수함을 먼저 찾아내 격침시킬 수 있다면 SLBM의 위협을 상당히 줄일 수 있고, 그만큼 북한은 군사적 제약을 받는다는 뜻이다. 

한국이 핵탄두를 보유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핵잠수함이라도 보유해야 한다. 북한의 SLBM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잠수함 작전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마침 미국이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정부가 설득에 나선다면 핵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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