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이야기]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증권과 보험 넘나들며 그룹 보험산업 미래성장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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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야기]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증권과 보험 넘나들며 그룹 보험산업 미래성장 주도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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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그룹 회장과 그룹 창립 초기 맴버로 합류, PCA생명 인수합병 등 그룹 생명보험 분야 규모 확장에 기여
- 자산운용전문가로 변액보험 경쟁력 강화로 성장 기반 마련했다는 평
- 보험업계 최초 '제판분리' 단행하며 성공적 안착과 실적 회복은 향후 과제

'별의 순간’이란 무엇인가. 한 인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선대의 말 한마디가 웅장한 울림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책에서 읽은 한 구절 또는 사소한 이벤트가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별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기업인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다. 이 별의 순간은 기업인 개인의 운명은 물론 국가미래까지 변화시키는 ‘터닝 포인트’다. 산업을 재편하고, 일반인의 일상과 사회의 미래까지 바꾸는 거대한 수레바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별의 순간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 회장의 밥상머리 교육이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애플의 아이폰을 보고는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이 모이면 돈이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 카카오톡을 창업한다. 단순한 생각이 그에게는 카카오를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게 하는 터닝 포인트였다. 
<녹색경제신문>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움직이고, 결정하는 주요 기업인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오늘 그들의 성공을 가져온 터닝 포인트와 위기에 임하는 그들의 자세 등을 다루는 ‘CEO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註]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과 사옥 전경[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업계에서 대표적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이상걸·하만덕 대표이사 시절부터 현재 변재상·김평규 체제까지 10년 넘게 이어오면서 각자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책임경영 강화라는 장점을 경영기조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시장의 최강자로 평가된다. 생명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조2465억원으로 6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변재상 사장이 미래에셋생명 지휘봉을 잡은 지난 2019년 30%의 점유율 이후 지난해에는 50%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성장 비결을 글로벌 자산배분 원칙을 바탕으로 한 최고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고객에게 안정적 수익률을 제공한 전략에서 찾고 있다.

제판분리를 통해 업계 최초로 영업조직을 떼어낸 미래에셋생명 입장에서는 회사 주력상품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변액보험의 지속 성장을 위해 자산운용 역량이 더 크게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전문사로서의 변재상 대표의 리더십이 더욱 빛을 발하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터닝포인트

박현주 회장과 그룹 성장 초창기 멤버로 성장 주역

미래에셋생명이 변액보험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배경에는 경영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변재상 사장의 자산운용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 덕분으로 풀이된다.

변 사장은 지난 2000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직접 발탁한 인물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설립된 지 3년 만에 입사해 오랫동안 박현주 회장과 그룹 성장의 주역을 담당한 초창기 멤버로 분류된다.

당시 박현주 회장이 증권업계에서 일하던 변 사장을 눈여겨 봤다는 후문이다.

변 사장은 대전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동부증권과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에서 근무했다. 미래에셋증권 합류 후 지난 2005년부터 채권본부장, 경영지원부문장, 홍보담당겸 HR본부장, 경영서비스부문 대표, 리테일 대표 등을 거치며 자산운용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지난 2016년에는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PCA생명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때부터 미래에셋생명이 생명보험업계 자산 규모 5위로 올라서며 업계 위상이 달라진 시점이다.

이후 변 사장은 국내 보험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 베트남 보험사인 프레보아생명 인수도 추진했다.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보험업 특성에 맞게 다양한 자산운용 활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변 사장은 또 다시 미래에셋대우증권 사장으로 복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혁신업무를 담당했다. 그 당시 인사는 박현주 회장이 직접 이를 지시하며 글로벌 투자은행으로의 도약을 위한 조직혁신 등에 관한 업무를 맡겼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 2019년 3월 변재상 사장이 증권에서 미래에셋생명으로 건너온 시점은 보험업계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보험산업의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었다.

내부적으로 PCA생명 인수로 통합법인이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아 조직 안정화도 절실했으며 보험업계의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도 제고해야 되는 상황이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의 위기 속에는 늘 변재상 사장이 등장한 모양새다.

미래에셋그룹 사옥

 

▲성공과 위기

보험업계 저성장·저금리 위기 돌파...차별화된 영업전략 '투 트랙(Two-Track) 전략' 집중

변재상 사장은 지난 2019년 3월 미래에셋생명 정기주총에서 신임 경영관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영업부문을 맡고 있는 하만덕 부회장과 투톱 체제 출범이다.

당시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통합 2년 차로 물리적 통합에 이어 내부 조직 안정을 위한 화학적 통합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이전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 등으로 인한 조직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내부 결집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산운용의 강점을 바탕으로 변액보험 강자의 입지를 굳히는 전략 수립이 요구됐다.

보험업계의 저성장·저금리 위기를 돌파할 미래에셋생명의 차별화된 영업전략인 '투 트랙(Two-Track) 전략'에 집중하게 된 배경이다.

지난 2019년은 보험업계 최악의 한 해로 극도의 실적 부진에 허덕인 다른 보험사와 달리 미래에셋생명은 전년 대비 33.4%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증가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당시 하만덕 부회장과 변재상 사장의 각자가 가진 전문성이 차별화된 이익 안정성의 시너지를 발휘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해 생명보험업계는 금리하락으로 인한 보증준비금 증가로 보험영업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투자영업이익도 저조해 전체 보험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6.8% 하락하며 10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미래에셋생명은 고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보정성보험 판매 증대와 변액보험을 기반으로 안정적 수수료 수입을 확보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변재상 사장은 점포 통폐합 등 경영 효율화 전략을 추진하고 수익성이 높은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구축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생명의 주력 판매상품인 변액보험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겨 국내 변액보험 시장을 주도했다. 수익률도 가장 높았으며 결국 변 사장의 연임까지 이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향후 보험산업이 직면한 환경이 매우 엄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에 운용수익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코로나19로 대면영업까지 심각하게 위축된 가운데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 등 전방위적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래에셋생명이 업계 최초로 영업조직 효율화를 위한 제판(製販)분리'를 단행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는 해석이다.

제판분리는 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시킨다는 개념이다. 장기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보험사들이 성장 동력 확보 등을 위해 판매조직 분사는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판분리'라는 미래형 보험사 전환에 발빠른 행보를 보인 변재상 사장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현판식 기념촬영 모습

 

▲향후 과제

비보험 분야 확대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 추진 '주목'

해외 보험선진국에서는 이미 '제판분리'가 활성화돼 있다. 업권 내 경쟁이 심화될수록 판매채널에 대한 자사 핵심역량 집중이 필요하고 영업조직 운영에 대한 비효율성 문제가 대두되자 자연스레 독립채널이 발전했다.

국내 보험산업 역시 보험시장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속설계사의 반복적인 이탈로 기존 영업조직 유지가 어려워 영업통제권 확보를 위한 대안 등으로 자회사형 GA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제판분리로 운영상의 효율성 제고를 장점으로 꼽고 있지만 전속채널을 통한 자사제품 판매가 어렵다거나 경쟁과열에 따른 무리한 판매 경쟁으로 오히려 마케팅 비용 증가 등 영업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지적된다.

당장 미래에셋생명 올 1분기 기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억원대로 적자를 간신히 모면했다. 제판분리 시도에 따른 일회성비용이 포함돼 일시적으로 큰 폭의 실적 감소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1분기 순이익이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감소했지만 전체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동기 대비 약87% 증가한 2860억원을 기록했다"며 "특히 변액보험 적립금은 13조원을 넘었으며 수수료 수익도 130억 가량을 거둬 성정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분리한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3~4월 초회보험료는 평균 20억원을 기록해 제판분리 이전 대비 약 6% 수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출범 초기임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초회보험료를 거둬 선전했다는 평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제판분리에 대해 실적 개선과 함께 고객지향형 판매조직 구축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영업조직을 떼어낸 변재상 사장은 향후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위주의 투트랙 전략과 비보험 분야의 확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어떻게 추진할 지 더욱 주목되는 시점이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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