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비컴휴먼', 최고의 명작 인터랙티브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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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비컴휴먼', 최고의 명작 인터랙티브 무비
  • 김형석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8.06.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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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충격적인 그래픽

'디트로이트 비컴휴먼'은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를 개척한 데이비드 케이지의 최신작이다. 그는 이미 '헤비레인', '비욘드투소울'을 통해 화려한 영화 연출 기법을 선보인 바 있다. '디트로이트 비컴휴먼'은 이 장르 사상 최고의 그래픽과 스토리 라인을 선보이면서,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출시됐다.

 

♦ 영화 같은 그래픽, 실사 같은 얼굴표정

낮과 밤, 도시와 주택 등에서 드러나는 환상적인 라이트닝 효과로, 안드로이드가 공존하는 혼란한 미래도시의 분위기를 100% 표현해냈다. 

데이비드 케이지 게임의 특징은 카메라 워크에서 가장 여실히 드러내는데, 장면마다 보여주는 컷신의 모습은 영락없는 영화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디트로이트 시내를 공중에서 실사 촬영한 것 같은 타이틀 초기화면부터, 가을 낙엽이 떨어지는 주택가의 모습을 줌인해 가면서 보여주는 게임 내 화면까지, 영화에 대한 열정이 묻어 나온다.

그래서, 데이비드 케이지의 작품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영화를 만들지'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3D로 실사처럼 섬세하게 묘사된 미래의 디트로이트 시내를 활보하며 감상 가능한 것은 게임 뿐인 것이 사실이다.

연출뿐만 아니라 인물 묘사에 있어서도, 지금껏 있었던 그 어떤 게임보다 자연스러운 얼굴 표정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배우들을 기용하여 오랜 기간 스튜디오에서 연기를 시키고, 그 얼굴 표정 및 신체 동작을 모션캡쳐하여 게임에 적용했다. 대화 선택 지에 따른 표정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 요소다.

 

♦ 입체적인 사운드

사운드트랙 역시 일반 영화 음악 같은 느낌으로, 3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게임답게 3명의 작곡가가 공동작업했다. 어두운 분위기의 미래 도시 느낌을 차갑게 표현해서,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음향 효과 면에서는 공간 연출에 공을 들여, 소리만으로도 광장인지 카페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의 공간 음향을 제공하고 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비 내리는 디트로이트 뒷골목의 분위기가 7.1 채널 음향 효과를 통해 실감나게 전해진다. 전문 성우가 담당한 보이스 액팅은 캐릭터의 정교한 립싱크 모델링과 맞물려져서 자연스러움을 더해준다.

 

♦ 안드로이드가 일반화된 미래 사회에서 인간의 의미를 묻는 스토리

게임은 3명의 주인공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이들은 모두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이다. '러스트 벨트'라 불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쇠락 지대 중 하나인 디트로이트에는, 안드로이드들이 대거 도입되어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

도시에는 일자리를 빼앗긴 인간들의 데모가 일어나고, 안드로이드에 대한 차별과 폭력 사건이 일어난다. 형사, 비서, 도우미 직업을 가진 안드로이드 주인공 3명은 이런 혼란스런 도시에서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No'라고 말하는 게 용납되지 않는 안드로이드지만, 극한 상황에 몰리자 '감정'을 느끼게 된다.

3개 모두 간결한 이야기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으로 인터랙티브 무비의 진수를 보여준다. 완벽한 외모의 여자 안드로이드 도우미의 주인은, 술과 마약에 쩔어 사는 무직의 40대 아저씨다. 어느날 주인은 안드로이드가 보는 앞에서 어린 자기 딸을 학대하기 시작한다. 과연 안드로이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런 종류의 게임이라면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 분기가 일어나기 마련이지만, '디트로이트 비컴휴먼'에는 수백 가지의 분기가 준비되어 있다. 엔딩까지 플레잉 타임 10 시간이면 갈 수 있지만, '만약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하는 마음이 든다면, 얼마든지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는 구조이다.

 

♦ 기술적으로 완벽한 최고의 인터랙티브 무비

그래픽, 사운드, 스토리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 최고의 걸작이다. 굳이 결점을 꼽는다면, 데이비드 케이지 게임이 항상 받는 질문인 '과연 이게 게임인가?' 정도일 것이다. 필살 콤보를 익히거나, 레벨업을 하거나, 랜덤박스를 사는, 그런 게임에 익숙해진 우리들에게 너무 낯선 장르일 수도 있겠다.
 

김형석 게임전문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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