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준석 억울한 심정 토로,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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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이준석 억울한 심정 토로,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 오풍연 논설위원
  • 승인 2022.08.14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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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의 기자회견을 모두 들었다. 이준석 입장에서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억울한 측면도 많을 게다. 수위도 높았다. 그러나 회견 역시 일방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가 그동안 당을 향해 내부총질했던 얘기는 없었다. 그러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당에 화근을 더 제공한 셈이다. 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한 이준석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이치와 같다.

나는 이준석이 자기오류에 단단히 빠져 있다고 본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12일 기자회견에서 열거한 내용 자체는 틀리지 않다. 모든 것을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가 동정을 사지 못하고, 욕을 먹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그동안 이준석을 비판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준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할 생각”이라며 “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 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말은 4자 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인 삼성가노보다도 근본이 없는 용어“라고 했다. 일각에서 선당후사 측면에서 이 전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는 “민심은 떠나고 있다. 대통령께서 원내대표에게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고 윤석열 대통령도 겨냥했다. “문제되는 메시지를 대통령께서 보내시고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그 메시지가 노출되었는데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당대표를 쫓아내는 일사분란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면 전혀 공정하지도 논리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않는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문자 메시지가 노출된 것과 관련, ‘윤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준석은 다소 과격한 표현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원내대표라는 권력자들 사이에서 씹어 돌림의 대상이 되었던 저에게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던 것은 인간적인 비극”이라고 했다.

기자회견 내내 자신의 억울한 측면만 부각시켰다. 적어도 공당, 그것도 집권여당의 대표를 지냈다면 보다 깊이 있는 회견을 했어야 옳았다. 이른바 윤핵관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기도 했다. 한 번 붙어보자는 얘기와 다름 없다.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는 알 수 없다. 바로 달린 댓글들을 보면 이준석에게 호의적이지 않는 내용이 훨씬 많았다.

이준석을 동정하는 내용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는 이준석이 악수를 두었다는 뜻이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 수준의 댓글도 적지 않았다. 이게 바로 민심이다. 이준석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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