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 녹색채권, 변신은 어디까지…50년 만기부터 기후채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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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녹색채권, 변신은 어디까지…50년 만기부터 기후채권까지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8.09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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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정부, 첫 녹색채권 발행…만기 50년 눈길
신한은행, 기후채권 발행…“가장 엄격한 녹색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SLB), 이행 못할수록 금리 높아져
[출처=Unsplash]

ESG채권의 왕이라 불리는 녹색채권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정부는 50년 만기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역대 가장 긴 만기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기후채권을 발행했다. 그린워싱을 막고자 발행절차가 가장 엄격한 녹색채권으로 평가받는다.

그런가하면 프로젝트 달성경과에 따라 금리가 오르내리는 지속가능연계채권(SLB)도 뜬다. 현재까지 발행된 SLB 채권은 절반 이상이 친환경 목표를 연계·설정하고 있다. 녹색채권은 ESG 채권 중 하나로 조달자금을 오직 친환경 사업에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목적채권이다.


50년 만기 녹색채권 등장…우리나라는 30년 최대


싱가포르 통화청(MAS). [출처=MAS]

현지시각 4일 싱가포르 정부가 24억 싱가포르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50년이다. 현재까지 발행된 녹색채권 중 가장 길다. 긴 만기에도 응찰률은 2배를 뛰어넘었다. 높은 수요에 금리도 예정보다 11bp(1bp=0.01%p) 낮췄다. 3.04%다.

이렇게 만기를 길게 설정한 이유는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자금을 장기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강점 때문이다. 또 채권 평균 잔존만기를 늘리며 채무관리 능력도 개선할 수 있다. 이런 배경에 우리나라도 2016년 50년물 국채를 처음 발행한 적 있다.

국채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녹색채권 중 가장 긴 만기는 30년이다. 공공기관이 주를 이루며 사기업은 아직까지 10년이 최대다. 지난 달 한국남동발전은 1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금리는 3.705%다.

렁 싱 치옹 싱가포르 통화청(MAS) 부청장은 “싱가포르의 첫 녹색국채의 성공적인 출시는 우리의 지속가능한 여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며 “국채 수익률곡선(yield curve)을 50년으로 연장함으로써 싱가포르 달러 채권시장을 더 발전시키고 장기기업발행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워싱 막기 위해 기후채권·지속가능연계채권 나와…녹색채권 올 1조 달러 발행 예정


[출처=CBI]

녹색채권에서 중요한 이슈는 단연 그린워싱이다. 발행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의 환경적 효과가 의심스럽거나 단순 일상업무나 채무상환에 자금이 투입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연합(EU) 금융당국은 녹색채권 그린워싱 규제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녹색채권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프레임워크에 따라 발행하는데 이 원칙만으로는 그린워싱을 막기엔 역부족이란 비판이 나온다.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게 기후채권(Climate bonds)이다. 녹색채권 중에는 발행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된다.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기후채권은 한 건도 없었다. 그러다 지난 4월 신한은행이 국내 첫 기후채권을 공모 발행했다. 미화 5억불 규모다.

기후채권은 국제기후채권기구(CBI)의 사전 인증을 획득해야 하고 매년 사후검증을 받으며 발행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기준을 어길시 CBI가 공개적으로 해당 기업을 자체 홈페이지나 언론 등에 공표한다.

[출처=한국ESG연구소]

또 다른 방향으로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나온 대안은 지속가능연계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SLB)이다.

지속가능연계채권은 발행기업이 사전에 정한 ESG 핵심성과목표(KPI) 달성여부에 따라 이자지급조건이 달라진다. 목표를 달성하면 낮아지고, 그렇지 못하면 높아지는 구조로 그린워싱을 막는다. 지난 4월 미래에셋증권에서 국내최초로 SLB를 발행하려 했지만 금리환경에 무산된 바 있다.

SLB는 비록 환경, 사회 등 프로젝트에 자금사용 제한이 없지만 대부분 녹색채권과 같은 친환경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올 상반기 발행된 SLB의 58%가 탄소감축 목표를 KPI로 설정한 것으로 조사됐다(CBI).

한국ESG연구소 오지혜 연구원은 “SLB는 지속가능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패널티를 주는 등의 성과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목표에 도달 가능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전통적인 SRI채권보다 본질적으로 ESG에 가까운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녹색채권 발행량은 전분기 대비 28% 증가했다. 1360억 달러, 우리돈 약 180조원이다. 지난 1분기 이후 녹색채권은 재반등하며 올 한 해 발행량 1조 달러(약 1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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