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윤석열 대통령, 판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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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윤석열 대통령, 판을 다시 짜야 한다
  • 오풍연 논설위원
  • 승인 2022.07.30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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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위기다. 윤 대통령도 그것을 모를 리 없을 터.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욱 문제다. 취임 100일도 안돼 휘청거리고 있다고 할까. 누굴 탓할 수도 없다. 윤 대통령 자신과 대통령실, 국민의힘, 내각 모두 원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환부를 수술해야 한다. '당정대'를 대거 손대야 한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도 어쩔 수 없이 교체 카드를 꺼낼 것 같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다.

오늘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갤럽 조사 결과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졌다. 취임 초라 고공 행진을 해도 모자랄 판에 20%대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잘 하고 있다" 28%, "잘못 하고 있다" 62%였다. 부정 비율이 긍정 비율의 두 배를 넘고도 남는다. 나는 이 같은 결과를 예상하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어느 누구도 귀담아 듣는 것 같지 않아 안타깝다. 소 귀에 경 읽기라고 할까.

내각제 하에서 이런 지지율이라면 내각 총사퇴 요구가 나왔을 것이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정권은 그 심각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지만 마이웨이다. 신 내로남불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와 다를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지율이 그것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문 전 대통령은 그나마 팬덤이 있어 지지율이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윤 대통령은 여기에도 못 미치니 보통 일이 아니다.

우선 당내에서는 '권성동 대행 원톱 체제'로 정권 초반기 집권여당을 이끌어나가기 버겁다는 지적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체제 전환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져가는 양상이다. 배현진 최고위원이 29일 사퇴를 표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국민 기대감을 충족시켜드리지 못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도부마저 자중지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이후 '권성동 대행 원톱 체제'로 정리한 당 지도체제를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배 최고위원의 사퇴에도 곧바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비대위 체제가 되려면 당연직 최고위원을 포함해 총 9명의 최고위원 중 과반이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배 최고위원 외에 다른 최고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힌 사례는 없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에 대한 대대적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 기다려 보자는 시각도 있긴 하다. 이는 순진한 생각이다. 뭘 모른다고 할까. 지금은 한시가 급하다. 시간을 끈다고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 윤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판을 다시 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는데 초기 인사가 실패했다는 방증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메스를 대는 것도 지도자의 덕목이다. 윤 대통령이 망설일 이유는 없다.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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