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국과 밀월 끝낼까 … 길어지는 봉쇄에 인도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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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중국과 밀월 끝낼까 … 길어지는 봉쇄에 인도 ‘급부상’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5.02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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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상하이 봉쇄로 생산·유통에 차질 … 높은 공급 의존도에 타격 커
공급망 악재로 2분기 순수익 8억 달러 감소 전망
중국과의 오랜 제휴 관계 … “노동력, 인프라, 물류, 그리고 거대한 시장”
중국에 대한 의존도 낮추고, 인도 등 대안 모색하는 움직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 제공=애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 제공=애플]

애플이 중국의 봉쇄령을 계기로 공급망 재검토에 나선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지역에 대한 높은 공급 의존도를 낮추고 인도 등지의 생산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애플은 상하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번 봉쇄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거나 조립생산을 하는 업체 192개 중 절반 이상이 이 지역에 주력 생산 공장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측은 지난달 28일 열린 실적 발표에서 중국발 공급망 악재 영향으로 2분기 순수익이 8억 달러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애플이 중국을 공급망의 핵심으로 삼은 것은 무엇보다도 중국이 좋은 인프라와 숙련된 노동력, 훌륭한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대만 등 부품을 공급하는 국가들과도 가깝기 때문에 조립 공장을 두기에 최적이기도 하다. 

또 중국은 그 자체로 거대한 소비 시장이기도 하다. 애플 입장에서 중국은 판매량을 기준으로 볼 때 미국 다음가는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지난 십여 년간 중국의 중산층이 성장하면서 소비층이 탄탄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탓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역시 중국과의 거리를 가깝게 유지해왔다. 그는 중국 칭화대 경제개발원의 자문위원을 맡아 중국 고위층과 자주 접촉해왔다. 또 지난해에는 중국의 기술 역량 발전을 돕는 동시에 애플에 불리한 정책을 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중국과 275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미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지정학적 요인에 더해 이번 봉쇄령으로 애플도 이러한 전략적 제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비단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봉쇄 정책으로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거나 중국을 주요 소비 시장으로 삼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로이터(Reuters)는 보도했다. 이들은 특히 봉쇄령이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더 큰 문제로 꼽고 있다.

더구나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이웃 국가인 베트남이나 인도 등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택한 것과도 대비되고 있다. 애플 측이 이들 국가를 대안으로 검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티에프시큐리티(TF Securities)’의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애플이 (이미 그 전부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시작했지만, 상하이 봉쇄로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이는 이미 계획이 아니라 실행 중인 이야기”라고 전했다.

애플은 저렴한 노동력과 지대를 자랑하는 인도를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미 1분기 인도 지역에서의 애플 제품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봉쇄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용과 불확실성의 증가 역시 이어질 전망이다. 애플이 이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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